과민성방광 고치려다 치매?...관련 약물과 연관성 나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팀 연구
과민성 방광증후군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 모두 치매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병은 방광이 과민하게 반응해 소변이 자주 마려워지는 병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소변이 참기 힘든 절박뇨 △소변을 참지 못하고 새어 나오는 절박요실금 등이 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 약 12.2%가 앓고 있다. 나이가 들면 소변 배출 신호를 전달하는 배뇨신경과 방광 근육의 기능이 약해져 고령일수록 이 병을 앓을 위험이 높다.
이 병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증상이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증상이 심하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가 주로 사용된다. 항콜린제는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약제로 알려졌지만, 베타-3 작용제는 치매 발병과 연관성이 그간 발견되지 않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2015~2020년 이 병을 진단을 받은 환자 345만2705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때 항콜린제 단독요법,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치매 발병 위험도를 각각 비교했다. 전체 환자 중 △항콜린제 단독요법을 받은 환자 비율은 56.3%(194만3414명)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은 19.5%(67만1974명) △병용요법은 24.2%(83만7317명)이었다.
분석 결과, 과민성 방광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전체 환자 중 5.8%에서 치매가 발병했다. 항콜린제 단독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6.3%가 발병했다. 특히 항콜린제와 베타-3 작용제 병용치료를 받은 군에서는 6.7%로 가장 높은 치매 발병률을 보였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약물로 인식됐던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 군에서도 3.1%가 발병했다.
함 교수는 "베타-3 작용제와 항콜린제 병용요법이 항콜린제 단독요법과 비교해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베타-3 작용제 단독요법 또한 누적 사용량에 따라 치매 발병률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알려진 베타-3 작용제도 치매 발병과 연관이 있을 수 있어 약물 사용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