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74% 조기 진단"...AI로 희귀병 더 일찍 진단 가능해진다

UCLA 연구진 개발한 AI 희귀 면역 장애 74% 조기 진단

인공지능(AI)이 희귀병을 가진 환자들을 일반적 진단 시기보다 몇 년 더 일찍 진단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희귀병을 가진 환자들을 일반적 진단 시기보다 몇 년 더 일찍 진단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새로 개발한 AI 프로그램이 희귀 면역 장애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식별해냈다고 밝혔다. ‘피넷(PheNet)’이란 이름의 이 AI 프로그램이 ‘공통 가변성 면역 결핍증(CVID)’의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100명의 환자 중 약 74%가 실제 CVID 중 하나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는 AI가 이들을 더 일찍 치료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이들의 결과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UCLA의 매니시 버트 교수(소아청소년과‧ 인간유전학‧미생물학‧면역학)은 “(AI) 도구를 이용해 잠재적 환자들의 전자건강기록에서 희귀질환 환자들과 유사한 패턴을 파악해 진단 속도를 높이는 접근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CVID는 항체 결핍과 면역 반응 장애를 유발하며 2만5000 명 중 1 명꼴로 발병하는 희귀질환이다. 이들 장애는 진단하는데 종종 수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연구진은 CVID의 증상이 환자마다 크게 다를 수 있으며 종종 더 흔한 질병의 증상과 겹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트 교수는 “환자들은 부비동 감염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을 수도 있고, 폐렴으로 호흡기내과를 찾을 수도 있다”며 “이렇게 여러 전문의에게 분산된 치료로 인해 진단과 치료가 오래 지연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CVID는 종종 이들과 연결된 60개 이상의 유전자 중 단 하나의 유전자 변화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실한 진단을 내리기 힘들다는 뜻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피넷(PheNet)은 의학용어인 ‘표현형(phenotype)’과 '네트워크(network)'의 합성어다. 표현형은 저마다 타고났지만 감춰져 있는 유전형(genotype)이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생명체에 작용한 결과를 지칭한다.

피넷은 검증된 CVID 사례로부터 표현형 패턴을 학습한 다음 이 지식을 활용해 장애를 가질 위험순위를 매긴다. 피넷은 수백만 건의 UCLA 전자 환자 기록을 기계학습으로 터득해 모든 환자의 CVID 위험도를 평가해 100명의 예비환자를 추려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환경에서 AI 프로그램을 더 연구하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400만 달러(약 54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연구진의 일원인 UCLA의 보그단 파사니우크 교수(컴퓨터의학‧인간유전학‧병리학)는 “우리는 피넷과 같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CVID 진단을 가속화해 임상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다른 희귀 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대의 5개 의료센터가 모두 이를 채택해 이미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CVID를 더 잘 식별하기 위해 접근 방식의 정밀도를 개선하면서 다른 희귀질환으로 영역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translmed.ade451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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