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젊은 뇌 가진 80세 '슈퍼에이저'의 비밀은?
나이 들어도 뇌 기능 조정에 필수적인 백질 구조 온전히 유지돼
기억력은 나이가 들어가수록 나빠진다. 문을 잠갔는지, 가스 불을 껐는지 확신할 수 없는 것부터 시작해 사물이나 사람의 이름을 잊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이러한 흐름을 역행해 기억력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 나이도보다 30세 이상 젊은 뇌를 가진 ‘슈퍼에이저(Super-Agers)’들은 80세까지도 기억력을 유지한다.
《신경과학저널(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백질로 알려진 뇌구조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완전성이 감소하는데 슈퍼에이저들은 이 백질이 구조적으로 건전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는 회백질과 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백질은 뇌 표면에서 발견되고 백질은 뇌의 더 깊은 층의 대부분을 구성한다. 백질은 운동 제어에서 학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뇌 기능의 조정에 필수적이다. 백질의 손상은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신체의 나머지 부분과 통신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은 스페인에 사는 79.5세 이상의 성인 119명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3번의 비기억 검사와 1번의 기억력 검사를 받았다. 기억력 검사에서 50~56세 성인의 평균보다 높으면, 비기억력 검사에서 해당 연령 평균보도 높으면 슈퍼에이저로 분류됐다.
연구 결과 참가자 중 55명은 전형적인 노인이었고, 64명은 슈퍼에이저였다. 슈퍼에이저들은 비슷한 모양의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전형적인 노인들보다 뇌 위축(뉴런과 뉴런 사이의 연결 손실)이 적었으며, 특히 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앞부분에 더 좋은 품질의 백질이 있었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노인에 비해 슈퍼에이저의 백질 미세 구조가 더 잘 보존된다는 사실은 슈퍼에이저의 놀라운 기억 능력을 뒷받침하는 메커니즘으로서 노화와 관련된 뇌 구조 변화에 대한 저항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슈퍼에이저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확신하지 못하지만, 시카고 대학의 신경학 교수로 2012년 슈퍼에이저에 대한 연구를 한 에밀리 로갈스키 박사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상대적으로 드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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