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역사상 최대 규모 생산 투자 이뤄진다
체중감량제 위고비 제조사 “코로나19 백신 생산 능가할 것”
체중 감량제 ‘위고비’와 동일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생산하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르디스크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한 투자를 능가하는 제약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노보 노르디스크의 최고경영자(CEO)인 라스 프루어가르드 예르겐센 사장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생산용량을 늘이고 있음에도 계속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달, 몇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새로운 시설을 추가해 공급량을 크게 늘릴 것”이라며 “아마도 제약 확장 역사상 가장 큰 (자본 지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노보 노르디스크는 현재 위고비와 오젬픽의 성분인 세마글루티드 생산 공장을 미국에 1개, 덴마크에 1개를 두고 있으며 추가로 덴마크에 2개의 공장을 더 짓고 있다. 그는 또 “약물을 약병이나 펜 형태 주사기에 넣는 '충전 마무리' 제조 공정을 수행하는 기존 공장의 생산 능력을 확장했으며, 165억 달러(약 22조 4900억 원)에 미국 약물 위탁제조업체 카탈렌트(Catalent) 인수를 통해 3개의 생산 공장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노보 노르디스크는 이날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위고비를 매주 주사 받는 미국인이 최소 2만5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위고비 이용자보다 약 5배 더 늘어난 것이다.
경쟁사인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도 이번 주 분기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올해 말 공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릴리의 최고 재무 책임자 아나트 아슈케나지는 ‘마운자로’(제2형 당뇨병 치료제)와 ‘젭바운드’(체중감량제)의 약물성분인 티르제파티드 처방을 받는 사람이 매주 수십 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제때 약을 받을 수 있게 공급량을 늘리려 부단히 노력 중dl며 하반기에는 출하량이 의미 있게 증가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수요가 공급량 증가를 계속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몬트리올 은행 자회사인 투자은행 BMO 캐피털 마켓츠(BMO Capital Markets)에 따르면 미국에서 오젬픽의 처방 건수는 매주 50만 건이 넘는다. 릴리의 마운자로는 두 번째로 많이 처방되는 의약품으로 매주 약 30만 건의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두 약 모두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지만 미국에서는 체중 감량을 위한 허가 외 처방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글루카콘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제’로 분류되는 네 가지 약물 중 오젬픽은 2017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가장 빨리 받았다. 위고비는 2021년 6월, 마운자로는 2022년 5월, 젭바운드는 2023년 11월에 승인됐다.
이 약물들은 환자 수를 고려할 때 제2형 당뇨병보다 체중 감량제로 훨씬 더 널리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BMO의 애널리스트 에반 세이거만은 전 세계적으로 GLP-1 계열 약물이 2030년 당뇨병 분야에서 740억 달러(약 100조8600억 원), 비만 분야에서 1040억 달러(약 141조7500억 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