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세포가 꿈틀꿈틀"...운동은 몸을 '이렇게' 변하게 한다

생쥐실험 결과 “신체활동 하면 신체조직 19개 모두에서 세포, 분자 변화 일어나”

운동을 하면 온몸의 세포와 분자가 꿈틀대는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 집안이나 헬스클럽 또는 밖에서 운동 등 신체활동을 활발히 하면 내 몸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면 신체조직 곳곳에서 세포와 분자가 꿈틀대는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MIT∙하버드대 브로드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신체활동을 한 생쥐의 심장, 뇌, 폐 등 각종 조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면 각 장기가 바뀌어 몸이 면역체계를 조절하고 스트레스에 적절히 반응하고 염증성 간질환, 심장병, 조직 손상과 관련된 경로를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활동이 몸 곳곳에서 근본적인 건강 효과를 톡톡히 낸다는 뜻이다.

운동의 건강 상 이점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운동에 대한 신체의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폭넓고 복합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 결과(Temporal dynamics of the multi-omic response to endurance exercise training)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미국 ‘신체활동 분자 변환기 컨소시엄(MoTrPAC)’에 참가하고 있는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 생쥐에게 몇 주 동안 격렬한 운동을 시키고 분자의 변화를 분석했다. 운동의 생물학을 보다 더 포괄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다. ‘신체활동 분자 변환기 컨소시엄’은 2016년에 시작됐다. MIT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미국 국립보건원 및 기타 기관의 과학자들이 모여 운동의 건강 상 이점을 뒷받침하는 생물학적 과정을 밝히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운동 중 간의 지방이 줄어드는 이유를 알아냈다. 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특히 맞춤형 운동의 개발, 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해 신체활동의 효과를 모방한 치료법의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연구팀은 운동의 분자적 효과를 정밀 추적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이미 착수했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MIT∙하버드대 브로드연구소 스티브 카 박사는 “방대한 양의 고품질 데이터를 생성하고 통합하기 위해 많은 과학자가 협력했다. 신체의 여러 기관에서 운동 효과를 통합적으로 살펴보는 최초의 전체 유기체 지도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모든 동물 데이터를 온라인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암컷 생쥐가 러닝머신에서 8주 동안 규칙적으로 운동한 뒤 나타내는 폐의 단백질 변화, 암수 생쥐의 모든 장기가 운동에 대해 보이는 RNA 반응 등 정보를 여기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신체조직 19개(혈액과 고형 조직 18개)를 약 1500만 회 측정했으며 약 1만 회에 걸쳐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이 많은 분자에 영향을 미치며 면역, 신진대사, 혈압 등 여러 중요한 과정의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만드는 부신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간에 따른 면역반응과 관련된 여러 기관에서 남녀 간 성별 차이를 보였다. 여성 특유의 면역신호 분자는 대부분 운동 1~2주에 수치가 변하는 반면, 남성의 경우 4~8주에 수치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효과가 여성에게 훨씬 더 빨리 나타난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특히 간에서 에너지 생산에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의 아세틸화와 에너지 저장을 조절하는 인산화 신호가 운동 중에 바뀌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변화는 운동을 하면 간이 덜 지방화되고 질병에 덜 취약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네이처(Nature)》 같은 호에 실린 다른 MoTrPAC 연구 논문에는 운동에 대한 다양한 조직의 지방과 미토콘드리아의 반응 분석이 포함돼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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