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물린 곳에 우유를? 아이와 나들이 응급상황 '이렇게' 대처
5월 어린이 안전사고 최다, ‘시선 감시’ 중요
‘아이들은 럭비공처럼 어느 쪽으로 튈지 모른다.’ 아이들과 함께 놀러 가는 부모들이 명심해야 할 경고문구이다.
어린이날 연휴를 앞두고 어린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1∼2023년 13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는 총 10만 8759건으로, 해마다 연평균 3만 6253건이 발생했다. 하루에 100건꼴이다.
월별 발생 건수는 5월이 1만 1297건(10.4%)으로 가장 많았다. 6월과 7월, 10월이 뒤를 이어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에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소방청은 "어린이들은 아직 위험 상황 인식이 부족하므로 어른들의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하고, 기본 안전 수칙 준수 등 사고 예방을 위한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너무 제지하면 즐거움을 빼앗는 꼴이므로 가능하면 시선을 오래 떼지 말고 사고의 위험을 사전에 적절히, 눈치 못 채게 감시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부상과 질환 대처를 위한 소방청과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물을 자주 마시게=재미있게 뛰어놀던 아이들이 짜증을 낸다든지, 걷기가 힘드니 업어달라고 떼를 쓴다든지, 갑자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이 보이는 경우 일단 탈수나 탈진의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다.
갈증을 호소할 때는 이미 어느 정도의 탈수가 진행되는 상태일 수 있다. 따라서 목이 마르지 않다고 해도 30분 정도에 한 번씩 물이나 이온음료를 적당히 마실 수 있도록 해준다. 목마르다고 청량음료나 빙과를 많이 먹으면 갈증이 나타나고 배탈이 날 수 있으니 자제시킨다. 물도 한꺼번에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은 좋지 않다.
△자외선 대책 마련=햇볕이 뜨거워지면서 자외선도 강해지고 있으므로 자외선을 막아주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어릴 적의 자외선 노출은 피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한낮에는 노출 부위가 줄어들게 긴 옷과 모자 등을 착용해야 하며, 중간 정도의 차단 효과를 가진 제품으로 얼굴이나 목, 손과 팔, 다리 귀밑 등 꼼꼼하게 발라주고, 1~2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더 좋다.
단 음식 먹은 후 입 주변 깨끗이…출혈 심한 상처는 병원으로
△벌레 물린 데 우유도 좋아=벌이나 각다귀 등 곤충에 쏘였을 때는 얼음 등으로 물린 부위를 찜질하고 암모니아수를 발라주는 것이 기본인데, 보통 대용으로 우유를 바르는 것도 좋다. 전신 쇼크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때는 병원에 입원,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저녁 무렵이나 새벽녘에는 긴팔이나 긴바지를 입혀 벌레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아이들이 솜사탕이나 아이스크림 등을 먹은 후에는 손이나 입 주위를 잘 닦아 해충이 달려들지 못하게 방지한다. 음료를 마시기 전에 컵 안쪽에 벌레 등이 없는지 확인한다. 벌레가 접근했을 때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잘 물리지 않는다.
△상처 부위 이물질부터 제거=아이들이 넘어져 입는 가장 흔한 상처는 찰과상이다.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피부가 벗겨지면서 피가 나고 쓰라린 통증을 느낀다. 특히 넘어져서 생긴 찰과상에는 흙이나 풀 같은 이물질이 묻기 쉽다. 이런 이물질은 상처 회복이 더디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이물질 제거를 위해서는 식염수를 흘려 살살 닦아내는 것이 가장 좋다. 식염수가 없다면 물을 이용할 수도 있다. 더러운 이물질이 묻어있는 채로 있는 것보다 물로 씻어내는 것이 상처치료에 도움이 된다. 피가 계속 난다면 거즈로 덮고 반창고를 붙여서 고정하거나 손으로 출혈부위를 눌러준다. 솜은 나중에 잘 떨어지지 않으므로 그리 좋지 않다.
△출혈 심한 열상, 신속히 봉합=살이 찢어질 정도의 상처(열상)는 출혈도 많고 때로는 피부 속의 근육과 인대 등도 밖으로 보일 수 있어 보호자나 어린아이가 겁을 먹기 쉽다. 열상의 정확한 부위를 확인한 후 거즈를 덮고 손으로 눌러주면 지혈이 된다. 열상은 대부분 상처를 봉합해야만 하므로 가능한 빠른 시간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치아 빠지면 우유에 담가서 이송… 천식발작·알레르기 주의를
△소독제는 상처 깨끗이 씻은 후에=상처를 입었을 때 무조건 소독약부터 바르는 것은 옳지 않다. 상처 부위에 흙이나 모래, 아스팔트, 나뭇잎 등의 지저분한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는 물로 상처를 깨끗이 씻어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미지근한 물을 부어주면서 마사지하듯이 피부에 이물질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반복하여 상처를 씻어주어야 한다.
이물질이 박혀있는 상태로 소독약만 바르게 되면 흉터가 커질 뿐 아니라 세균 감염의 가능성이 커지고 때로는 상처치유 자체가 지연된다. 상처 부위에 가피(딱지)가 생긴 뒤에 그 위에 소독약을 반복하여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천식 어린이는 이중삼중 보호=기관지천식(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갑자기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복용하는 약물 등을 잘 챙겨야 한다.
아이가 갑자기 천식 발작을 일으킬 때는 상체를 비스듬히 뉘어 안정을 취하게 하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게 하거나 호흡을 길게 내쉬도록 도와준다. 이때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즉시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 한다.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에서 제공하는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확인해 야외활동하기에 적합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치아 빠지면 식염수나 우유에 담아서=치아가 뿌리째 빠진 경우는 신속하게 식염수나 우유에 빠진 치아를 담가서 치과나 응급실로 간다. 이게 어려우면 물에 젖은 헝겊이나 손수건 등에라도 싸서 가져간다. 치과나 응급실에 도착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자연치아를 살릴 가능성이 커진다.
△보호자 연락처 남겨 미아 방지를=놀이공원 등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종 놀이기구마다 이용 조건(신장 제한, 연령제한)이 있으므로 그 조건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가급적 어른과 같이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혼잡한 놀이공원에서는 미아의 발생이 많으므로 이름표 등에 보호자의 핸드폰 번호 등의 연락처를 적어 어린이에게 착용시키는 것이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