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주고받지 않고 부부 갈등 해결하려면?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필자가 지난 40여 년 동안 부부 상담하면서 내린 결론은 부부들이 상대방을 비난하고, 자극하거나, 상처를 주지 않고 대화를 지속하면서 부부 갈등 문제를 논의한다면 부부들의 거의 모든 문제는 해결되고 행복한 부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든 부부는 서로 의견이나 견해 차이 때문에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갈등에 관해서 대화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평가 또는 정죄하는 식의 대화”를 하게 되면 부부는 서로 분노를 느끼게 되고 이 분노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이차적인 상처를 주고 부부 관계는 망가진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대화하는 기술의 원칙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대화하는 기술의 특징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즉 “당신”과 같은 말로 상대방을 지적하고 비난적인 생각을 표현하면 인신공격과 상처가 된다. 그러나 상대방의 “구체적인 행동”을 지적하고 그에 관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면 대화가 된다. 예를 들면, “당신은 형편없는 인간이야!”라고 말하면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이 되지만, “당신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니까, 당신을 믿기 어려워!”라고 표현하는 대화가 된다. 다음에 여러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대화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아내가 보기에 통상 늦게 귀가하는 남편의 행동이 힘든 경우에 표현하는 기술
▸비난적인 대화
당신으로 시작: “당신은 맨날 늦는데(모호한 행동),
비난적인 생각: 당신은 어떻게 가족은 안 중에도 없고 그렇게도 이기적이야!
▸건강한 대화 1
상대방의 구체적인 행동: “내가 보기에는 당신의 귀가 시간은 거의 일주 내내 12시경인데
탐색적 질문: 무슨 일이 있어서 연락도 없이 늦는지 말해 줄 수 있나요?
▸건강한 대화 2
상대방의 구체적인 행동 말하기: “내가 보기에는 일주에 3일 이상 11시 이후에 귀가하는데
생각 표현하기: 내 생각에 당신이 사고나 나지 않았나 생각하니까
감정 표현하기: 걱정이 되고
생각 표현하기: 또 가정에 소홀히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정 표현하기: 화가 나고 힘들어요
소망 말하기: 내가 바라는 것은 일 주에 적어도 3일 이상은 7시 전에 귀가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으면 해요, 당신 생각은 어때? 라고 표현하면 부드럽다.
2)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주지 않는 남편에게 대화하기
▸비난적인 대화
당신으로 시작해서 말하기: 당신은 자녀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남에게는 잘하면서 왜 그렇게 집에서는 자기만 생각하고 이기적이야!
감정 표현하기: 너무 불만이 많아! 못살겠어!
▸건강한 대화
상대방을 칭찬하기: 당신이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 주어서 고마워요.
상대방의 구체적인 행동 지적하기: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당신은 귀가하면 당신 방으로 들어가서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보는 경향이 있는데
내 생각 말하기: 자녀들에게 등한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감정 말하기: 때로는 서운하고 답답해요.
소망 말하기: 내 생각에 당신이 귀가하면 잠시 30분 정도 쉬고 나서, 자녀들과 대화도 하고 같이 시간을 보냈으면 해요. 당신 생각은 어때요? 하고 표현하면 된다.
3) 게임 중독이 된 자녀에게 건강한 의사 표현하기
▸ 비난적인 대화
상대방으로 시작하기: 너 거기 좀 앉아봐
생각 말하기: 너 게임 중독에 빠졌는데, 너 맨날 게임만 하면 성적이 떨어지고, 좋은 대학 못 가고, 좋은 직장도 못 구할 텐데, 너 때문에 엄마가 너 때문에 못 살아!
소망 말하기: 제발 게임 좀 그만해! 아니면 너 전화기 압수한다!
▸건강한 대화
칭찬하기: 엄마가 보니까, 너 요즘에 집중해서 공부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편해
구체적 행동 지적하기: 엄마가 보니까, 평상시에 네가 귀가하면, 숙제하다가, 게임을 시작하면 4시간 이상하고 숙제를 못 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는데
생각 말하기: 엄마 생각에는 네가 숙제보다는 게임에 더 몰두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정 말하기: 많이 걱정이 돼
소망 말하기: 숙제를 할 때는 절대 게임을 하지 말고 숙제를 끝낸 후에 1시간 이내로 게임하고 예습 등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은 어떨까? 네 생각은 어때? 라고 표현하면 건강한 대화가 된다.
4) 성질이 급한 남편에게 건강하게 의사 표현하기
성질이 급한 남편은 사소한 일에도 큰소리로 화는 내거나, 쉽게 삐지거나, 말은 하지 않기에 대하기가 몹시 어렵다.
▸비난적인 대화의 예
당신으로 시작하기: 당신은 왜 그렇게 화통을 삶아 먹었나 걸핏하면 화는 내고 야단이야!
생각 말하기: 당신은 고집불통이고 이기적이고 나를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잖아!
소망 말하기: 그놈의 성질머리를 바꾸지 않으면 나는 이렇게는 더는 못 살아!
▸건강한 대화의 예
칭찬하기: 당신이 건강하게 내 옆에 있어 주어서 고마워요
탐색적 질문하기: 그런데 내가 당신이 화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 말해도 돼요?
구체적인 행동 지적하기: 내가 보기에는 당신과 말을 하다가 의견이 다르면, 대체로 당신은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고 말을 하니까
생각 말하기: 이러다가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에
감정 말하기: 두렵고, 화가 나기도 해도
행동 말하기: 그동안 당신이 언성을 높이고 말을 할 때 내가 참고 살았더니, 속병이 나고
감정 말하기: 가슴이 답답하고, 어떨 때는 우울하고 힘드네요
소망 말하기: 당신에게 부탁이 있는데, 쉽지는 않겠지만, 당신이 화가 나면, 서로 잠시 떨어져 있다가 심호흡하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원하는 것을 말하면 어떨까? 당신 생각은 어때?
라고 대화하면 좋다.
부부 사이의 만성적인 갈등이 문제가 아니고, 이를 대화도 풀어내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비난, 평가, 멸시하는 대화가 문제다. 이러한 생각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