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이 갑자기 2.5cm 자라"...항암 치료 후 부작용, 무슨 일?
대장암 항암 요법, 파니투무맙 치료제 부작용으로 '긴속눈썹증' 나타나
항암치료를 받은 후 속눈썹이 2.5cm 이상 무성하고 길게 자란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이 스페인 남성은 대장암에 걸려 항암화학요법을 받고 있었으며, 해당 증상은 파니투무맙(panitumumab)이라는 약물로 인해 나타난 긴속눈썹증(trichomegaly)이라고 의료진은 밝혔다.
해당 남성은 가슴과 등에 심한 여드름 발진이 생겨 피부과를 찾았다. 하지만 의료진은 이 남성을 검사하는 동안 속눈썹이 비정상적으로 길게 자라 있는 것을 발견했고, 심한 여드름모양 발진에 더해 약물로 인한 긴속눈썹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 남성은 구불결장 선암 4기로 방사선 요법과 화학요법을 받고 있었다.
의료진은 “긴속눈썹증은 일반적으로 치료 초기 몇 달 이내에 나타나며, 치료를 중단하면 해결된다”며 “속눈썹이 잘못된 방향으로 자라 각막손상이나 각막궤양과 같은 안과적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속눈썹을 잘라 손질할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항생제와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및 항진균제를 처방하고, 속눈썹을 안전하게 다듬을 수 있는 지침을 제공했다. 해당 사례는 미국의사협회에서 발간하는 《JAMA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에 게재됐다.
약물로 인한 긴속눈썹증…치료 몇 달 이내 나타나며 중단하면 증상 사라져
긴속눈썹증은 속눈썹의 길이나 색, 굵기, 말림 등 속눈썹의 특징이 변하는 증상이다. HIV와 같은 질환, 유전적 및 후천적 요인, 약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해하지만, 속눈썹이 안구 방향을 향해 자랄 경우 각막손상이나 심한 경우 궤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해당 남성의 경우 항암치료에 사용된 약물 중 파니투무맙이 증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됐다. 파니투무맙은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를 표적으로 하는 사람 단클론항체(human monoclonal antibody)로 항암치료에 사용된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 따르면 표피성장인자수용체 억제제로 인한 긴속눈썹증은 모발 말단분화 강화의 결과로, 보통 치료 2~5개월 후 나타난다.
주요 치료법은 증상을 유발할 때는 속눈썹을 자주 다듬어주는 것과, 자극이나 염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항생제나 인공 눈물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