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황반변성치료제 '바비스모' 1분기 매출 2배 껑충
1조2700억원 기록...증권가 예상 뛰어넘어
'아일리아'를 대적할 황반변성 치료제로 꼽히는 '바비스모'의 성장세가 매섭다.
로슈는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1분기 실적이 144억 스위스 프랑(약 2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 153억 스위스 프랑(약 23조원) 대비 6% 가량 감소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바비스모의 가파른 성장이다. 바비스모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8% 증가한 8억4700만 스위스 프랑(약 1조27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매출 7억5000만 스위스 프랑(1조13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
로슈는 “안과용 의약품인 바비스모가 가장 큰 동력이었다"며 "유방암 치료제 '페스고',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 혈액암 치료제 '폴리비' 등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아일리아 고용량 버전 출시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크게 성장해 시장의 예상을 벗어났다. 리제네론과 바이엘은 지난해 10월 아일리아의 고용량 버전인 '아일리아HD'를 미국에서 승인 받았고, 올해 초 유럽연합에서도 고용량 아일리아 품목허가를 받았다. 아일리아HD는 투약 간격이 3~4개월로 기존 저용량 제품(1~2개월)에 비해 길어 환자 편의성을 개선했다.
시장에서는 아일리아의 고용량 버전이 나오면 바비스모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바비스모가 최대 4개월의 투약 간격을 내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일리아HD 투약 간격과 별반 다르지 않다. 황반변성 치료제는 안구에 직접 투여해야 하므로 투여 간격이 다른 약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에 대해 로슈의 CEO인 테레사 그레이엄은 컨퍼런스 콜에서 "바비스모의 매출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비스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노인성황반변성(AMD)에서 25%, 당뇨병성 황반부종(DME)에서 18%를 기록했다"며 "두 지표 모두 전 분기 대비 3% 포인트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로슈는 하반기에 바비스모의 네 번째 적응증으로 당뇨망막병증을 추가할 계획이다.
리제네론과 바이엘은 아직 1분기 실적발표를 하지 않았다.
한편 바비스모와 고용량 아일리아는 국내에서도 열띤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바비스모는 지난해 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고, 10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시장에 진입했다. 아일리아 고용량 주사제는 이달 초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