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친 영유아 사회성 결여 위험 '쑥'... "치료 늦지 않아야"
취약 계층 아동일수록 위험도 높아... "국가적 지원 프로그램 마련해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팀(이경신 주임연구원·소아청소년과 최윤영 전문의)은 건강보험공단 영유아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팬데믹 시기 이전'과 '팬데믹 시기 영유아(30~36개월)'들의 발달 과정을 비교했다.
연구진은 해당기간 영유아 검진을 받은 아동 각각 56만8495명, 51만2388명의 검진 결과를 분석한 결과 팬데믹 기간의 아동 발달지연율은 17.2%로 팬데믹 이전인 16.2% 보다 1%p(포인트) 정도 높았다. 특히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 영역의 발달 지연 위험은 각 21%, 15%씩 증가했다.
의사소통 발달이 지연될 경우 언어의 사회적 사용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나 표정 혹은 행동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친구 사귀기 같은 대인관계를 맺는 것이 힘들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최윤영 전문의는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교육기관의 폐쇄, 가족·친구 등 구성원과 상호작용 감소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이외에도 실직·소득 불안정 등 경제적 요인들로 인한 부모의 스트레스 역시 아이의 신경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행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신경가소성이 있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중재가 이루어진다면 '따라잡기 발달'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검진을 통해 이상 결과를 판단하고, 진단과 치료가 늦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소득 계층 아동들의 발달 지연 위험이 더 높은 만큼, 지자체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저소득층이 대부분인 의료급여수급권자 아동은 건강보험가입자 아동에 비해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된 발달 지연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신 연구원은 "국가 건강검진 스크리닝 검사의 참여를 적극 권유해 아동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며 "소아발달 지연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과 계층 간의 질병 격차가 더 발생하고 있진 않은지 국가 차원의 장기적 추적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