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주위 아파 축농증인가 했는데"...한쪽 눈 제거한 女, 무슨 일?
오른쪽 눈에 골프공 종양 발견...비부비동암 중에서도 드문 SMARCB1 결핍 악성 종양 발견
축농증(부비동염) 때문에 얼굴 눈 부위가 부어오르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결국 암 판정을 받고 오른쪽 눈을 떼어낸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애니카(28)는 27세에 비부비동암 판정을 받았다. 코와 그 주변에 종양이 생기는 암에 걸린 탓에 눈 주변이 붓고 염증, 거대 종양 등 증상이 나타났다.
그는 암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흔히 축농증이라고 하는 부비동염과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2023년 어느날 아침 애니카는 오른쪽 눈의 안쪽 모서리에 아픔을 느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저녁쯤 오른쪽 얼굴 부위까지 통증이 퍼졌다. 다음날 그의 얼굴은 눈을 중심으로 붓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은 그는 눈 주변에 염증이 생긴 사실을 확인했다. 의료진들도 애니카가 부비동 감염 증상을 겪는 것이라 생각했다. 며칠 후 부기는 가라앉았지만 약 일주일 후 증상이 재발하자 애니카는 다시 병원에 방문했다.
두 번째 CT 촬영 결과 골프공 크기의 종양이 오른쪽 눈가에서 발견됐다.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결과였다. 의료진들은 단순 부비동 감염이 아닌 암이라 진단했다. 4기 비부비동 암종(SMARCB1 결핍)을 판정받은 애니카는 재빨리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눈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까지 진행했다.
그는 오른쪽눈을 포함한 주변 조직도 떼어내야 했다. 이에 따라 허벅지 피부 조직으로 눈을 메워놓은 상황이다. 애니카는 "지금 내 모습은 오른쪽 눈과 그 주변을 허벅지 조직이 채우고 있는 것”이라며 “허벅지가 햇빛에 그을렸기 때문에 피부색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걸린 암이 희귀하고, 좋지 않은 예후를 가진 병이란 걸 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애니카는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화학·면역요법 등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종양세포 억제 유전자 ’SMARCB1‘ 결핍된 비부비동암...의학문헌에도 200건 미만 사례
비부비동암은 이름 그대로 비강(코 안쪽에서 입 전까지의 공간)이나 부비동(콧구멍과 연결돼 얼굴 뼈 안에 있는 빈 공간)에 종양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생긴 종양은 주변 조직에 빠른 속도로 퍼진다.
여러 형태의 종양이 코 주변에 생길 수 있지만 애니카에게 발생한 암종은 매우 드물다.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SMARCB1이 결핍된 비부비동암은 의학 문헌에서도 200건 미만 사례가 보고됐으며, 모든 두경부암 중 약 1%를 차지한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종양세포를 억제하는 SMARCB1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증상은 코 막힘, 안면 통증 등이다. 종양이 생긴 위치와 크기에 따라 증상은 다르지만 코가 잘 막히고 두통, 안구 돌출 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환자는 부비동을 중심으로 얼굴이 아프다고 느끼거나 재발성 코피를 겪기도 한다. 이처럼 코 주변에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자칫하면 위 사연처럼 부비동염으로 쉽게 오해할 수 있다.
비부비동암 발병에는 유전·화학물질·부비동염 과거력 등 영향
비부비동암 자체에 대한 발생률은 낮지만 부비동염을 방치하면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비부비동암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의 영향도 있지만 환자의 70~80%는 만성 부비동염 과거력이 있다는 통계가 있다. 니켈, 석유, 크롬, 알코올 등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도 비부비동암을 주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21년 27만7523건의 암이 새롭게 발생했다. 그 중 비부비동암은 484건으로 0.2%를 차지했다.
너무 혐오스러운 사진입니다. 기사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