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처진 뱃살 그대로 두면...대변 찔끔 나오는 '이 병' 위험 높다
복부 비만 방치하면, 변실금 위험 높아져…환자의 3분의2가 여성
복부 비만을 계속 방치하면 훗날 대변을 의지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변실금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브리검여성병원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약 7500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제1 저자인 브렌트 히라모토 박사(위장병 및 간장학, 내시경)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복부에 지방이 많은 경향이 있다. 이런 성별 차이가 변실금의 발병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실금이란 대소변을 가리는 나이인 4세 이상이 딱딱한 대변, 묽은 대변, 가스 등을 본인의 뜻대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다. 변실금 환자는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변실금의 발병률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변실금은 보통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며, 환자의 약 3분의 2는 여성이다. 많은 나이, 여성, 전신건강 불량, 신체활동 제약 등이 변실금의 위험 인자다.
연구팀에 의하면 변실금은 미국 성인 수백만 명의 삶의 질과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장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체질량지수(BMI)와 변실금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체성분, 지방 분포 등 다양한 요인을 추가로 분석하면 비만이 변실금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복부비만의 지표인 ‘허리둘레 대 키 비율’(WHtR)이 체질량지수(BMI)보다 변실금을 더 강력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표임을 확인했다. WHtR가 0.43 미만이면 저체중, 0.43~0.53은 정상 체중, 0.53~0.58은 과체중, 0.58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된다.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며 20 미만이면 저체중, 20~24는 정상 체중, 25~30은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2005~2010년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참가자 7500명 이상에 대한 ‘허리둘레 대 키 비율’과 BMI를 계산하고 변실금의 유병률과 위험도를 평가했다. 참가자의 9% 이상이 변실금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높은 변실금 유병률은 특히 ‘허리둘레 대 키 비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BMI와도 관련이 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인구통계학, 대사성 동반질환, 식이, 신체활동 등 요인을 조정한 뒤에도 높은 ‘허리둘레 대 키 비율’이 변실금과 일관되게 상관관계를 유지했다.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 대 키 비율’과 변실금 사이의 연관성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월터 챈 박사는 “높은 ‘허리둘레 대 키 비율’은 골반저(골반 안의 장기를보호해주는 부위)나 항문 괄약근에 영향을 미치는 복강 내 압력 증가나 관련 염증, 산화 스트레스와 함께 내장 지방을 증가시켜 변실금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Centrally Distributed Adiposity as a Modifiable Risk Factor for Fecal Incontinence: U.S. Population-Based Analysis)는 ≪임상 위장병학 및 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