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자려면 '이것' 끊어라?”…밤잠 설치는 음식6
설탕 지방 카페인 많은 식품, 초가공식품 멀리 해야 ‘불면’ 막을 수 있어
충분한 수면은 전반적인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심장병, 제2형당뇨병 등 위험을 높인다. 숙면을 해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음식의 영향도 크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헬스라인’이 ‘밤잠을 설치게 하는 음식 6가지’를 소개했다.
매운 음식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매운 음식을 먹으면 잠을 자다가 깨어날 수 있다. 매운 음식은 소화불량, 속쓰림, 위산 역류 등 증상을 악화시킨다. 잠자리에 누으면 위산이 식도로 이동해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수면 장애로 이어진다. 고추 등 매운 음식을 먹으면 몸 안 체온(심부 체온)과 몸 밖 체온(표면 체온)이 약간 올라간다. 이 효과는 일시적이지만, 자기 전에 매운 음식을 먹으면 체온이 높아져 수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2022년)를 보면 10대 청소년은 매운 음식으로 마라탕·마라샹궈(약 41%), 매운 떡볶이(약 29%), 매운 라면(약 10%), 불닭발(약 7%), 불짬뽕(약 3%) 등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불족발, 매운 갈비찜, 매운 쭈꾸미 및 낙지, 불냉면 등이 각각 약 2%의 선호도를 보였다.
카페인 음료 및 음식
카페인은 중추 신경계를 자극하는 각성제다. 각성 효과 때문에 탄산음료, 커피, 카페인 차, 카페인 초콜릿 제품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과 음료는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참가자 12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 결과(2013년)를 보면 취침 시간, 취침 3시간 전, 6시간 전에 400mg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수면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취침 6시간 전에 400mg의 카페인을 섭취한 사람은 위약을 섭취한 사람에 비해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2배 이상 길어지고 총 수면 시간이 1시간 더 짧아졌다. 카페인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 날 피로를 풀기 위해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사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유전적 요인(변이) 때문이다. 평소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식품으로는 초콜릿, 커피, 콜라, 녹차, 홍차, 에너지 음료 등을 꼽을 수 있다. 야간 근무 때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카페인을 섭취하는 건 썩 바람직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취침 전에 200mg의 카페인을 섭취한 사람은 수면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 교대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2018년)에 따르면 카페인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수면 장애와 심리적 고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높여주지만,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취침 6시간 이내에 섭취할 경우 수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커피 한 컵(약 240ml)에는 카페인 80~100mg이 들어 있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 설탕 첨가물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가 높은 음식은 혈당 수치를 급격히 높인다. 여기에는 흰 빵, 과자, 첨가당이 많이 함유된 음식 등이 포함된다. 혈당을 높이는 음식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린다. 일부 연구에선 이런 음식이 불면증 및 수면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일부 연구에선 이런 음식이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7만7000명 이상에 대한 연구 결과(2019년)를 보면 혈당을 높여주는 음식을 즐겨 먹은 사람은 추적관찰 기간(3년) 동안 불면증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첨가당과 정제 탄수화물이 불면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인 1만877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2016년)에 의하면 하루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 비해 설탕이 첨가된 카페인 음료를 21%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는 설탕뿐만 아니라 음료에 함유된 카페인 성분 때문에 잠을 덜 잤을 수도 있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혈당 수치가 급격히 오르내리게 한다. 이 때문에 몸에서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성장호르몬 등이 분비돼 불안, 배고픔, 과민성 등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저혈당은 수면 효율을 떨어뜨린다. 혈당을 높이는 음식을 먹으면 처음에는 졸릴 수 있다. 하지만 인슐린 등 호르몬 변화로 밤늦게 잠에서 깨어날 수 있다. 혈당을 높이는 음식을 먹으면 몸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유익한 장내 세균의 균형이 깨진다. 이는 수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방이 많은 음식
프라이드 치킨, 육류 등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면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특히 포화지방이 해롭다. 있다. 연구 결과(2016년)를 보면 포화지방 섭취량이 많을수록 수면의 질이 낮고 회복력도 떨어진다. 총 지방과 포화지방 섭취량이 많을수록 총 수면 시간이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른 연구 결과(2015년)에 따르면 불면증이 있는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포화지방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면증 남성은 트랜스 지방이 더 많이 함유된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 중에는 소화기관이 느려진다. 지방이 많은 식사를 하면 소화기관에 부담을 준다. 자다가 잠에서 깨는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고지방 음식은 위산 역류 증상을 악화시킨다. 총 지방, 포화지방, 트랜스 지방의 함량이 높은 식단은 수면 장애를 일으키니 주의해야 한다.
패스트푸드 등 초가공식품
패스트푸드나 포장 스낵 등 초가공식품은 숙면에 해롭다. 초가공식품이 많이 포함된 식단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수면 시간을 단축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12~18세 청소년 11만846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2018년)를 보면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라면, 과자 섭취량이 많을수록 수면 시간이 더 짧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청소년의 수면 습관을 조사한 연구(2020년)에서는 수면의 질 저하가 초가공식품 섭취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초가공식품이 성인의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연구는 아직 없다. 초가공식품이 많이 포함된 식단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면 문제를 더 많이 겪는 경향이 있다. 살이 찌면 밤에 숨을 쉬기 힘들다. 수면 부족을 일으키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면 건강과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알코올성 음료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기 위해 한두 잔 마시는 사람이 꽤 있다. 술을 몇 잔 마시면 잠이 빨리 들지만, 혈중 알코올 농도가 점차 낮아지면 잠에서 깨기 쉽다. 2020년 1만190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량이 많을수록 수면의 질이 뚝 떨어지고, 수면 시간이 더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은 불면증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불면증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취침 전 음주를 피해야 한다. 수면 전문가들은 잠들거나 수면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특정 음식과 음료를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와 음식, 첨가당, 정제 탄수화물, 매운 음식, 고지방 음식, 알코올은 수면의 질 저하 및 수면 시간 단축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잠을 편안하게 자고 밤에 잠에서 깨는 횟수를 줄이려면, 특히 취침 전에 이들 음식과 음료를 제한하거나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