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있으면 왜 알츠하이머병 빨리 올까?
아밀로이드베타 축적뿐 아니라 타우 축적까지 동시다발 이뤄져
다운증후군을 지닌 사람들의 알츠하이머병 발병시기가 왜 빨리 이뤄지는 지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의 2개 인자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 축적과 타우 단백질 축적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랜싯 신경학(Lancet Neurology)》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다운증후군을 지닌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이 발병 위험이 높다. 최대 75%가 65세 이전에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며 시기도 빨라 50세 이전에도 발병한다.
기존 연구는 그 이유를 유전적 연관성에서 찾았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여분으로 하나 더 존재해 발생한다. 21번 염색체에는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PP)'를 생성하는 유전자가 포함돼 있다. 이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인자 중 하나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 축적과 관련돼 있다. 따라서 여분의 21번 염색체가 있게 되면 APP 생성이 많이 돼 뇌에 아밀로이드베타 플라그 축적이 더 빨리, 더 많이 이뤄져 알츠하이버병 발병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WUSTL)의 보 앤서스 교수(신경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또 다른 원인은 없을까 해서 알츠하이머병이 조기 발병하는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의 뇌를 비교했다.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은 PSEN1, PSEN2, APP 등 세 가지 유전자 중 하나의 돌연변이 형태를 물려받기 때문에 이르면 30~40대에 알츠하이머에 걸릴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다운증후군이 있는 137명의 참가자와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를 가진 49명의 참가자의 뇌를 스캔해 비교했다. 그 결과 아밀로이드 플라그와 타우 엉킴이 대략 동일한 뇌 영역에서 유사한 시간대에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상염색체 우세 알츠하이머 환자에 비해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의 뇌에서 타우 축적이 더 일찍 시작되며 아밀로이드 축적과 관련하여 더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논문의 제1저자인 WUST의 줄리 위시 연구원(신경영상공학)은 “알츠하이머병의 정상적인 진행은 먼저 아밀로이드가 나타나고, 5년에서 7년의 격차를 두고 타우가 나타나고 이어서 신경 변성이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다운증후군이 있으면 “아밀로이드와 타우 축적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앤서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다운-알츠하이머와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잘 보여준다"면서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이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이야말로 시급히 치료법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비극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레카네맙(상표명 레켐비) 한 가지만 승인됐는데 이 약은 질병 초기 이뤄지는 아밀로이드 축적을 겨냥하고 있다. 앤서스 교수는 "다운증후군 연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계가 압축돼 있기 때문에 아밀로이드와 타우를 동시에 공략하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eur/article/PIIS1474-4422(24)00084-X/abstract)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