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놀이론 전공의 복귀 불가"...국립의대 자발 감축에도 비관 전망
신현영 의원실 정책 토론회...의료계 ‘원점 재논의‘ 재강조
국립대 6곳이 의대 증원을 자발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제안을 하며 정부의 증원 규모 조정 가능성이 관측된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선 이는 단순한 '숫자놀이'라고 비판하며 전공의 복귀를 위해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와 수련 환경 개선을 재차 강조했다.
19일 신현영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은 '올바른 의료개혁 토론회 - 전공의 수련·노동환경 개선 방안'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서울대 의대 휴먼시스템의학과 홍윤철 학과장 △대한예방의학회 오주환 교육위원장 △대한전공의협의회 송명재 전 회장 △한국소비자연맹 강정아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현직 전공의는 참여하지 않았다.
패널 토론에서 송 전 회장은 최근 국립대 총장이 의대 정원을 축소해 받게 해달라는 제안이 나온 것에 "의사 수를 단순히 몇 명 조정하는 것으로 문제 해결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의대 증원이 사직 폭발의 시발점이지만 전공의들은 그간 많은 불만이 쌓여왔고 증원 감축으로 불만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수련시스템이 그대로인데 증원 논의하자고 돌아오라고 하는 것은 전공의에겐 언어 폭력에 불과하다"며 "총장의 제안에 증원을 1500명, 1200명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숫자놀이는 전공의 복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떠난 전공의를 다시 의료현장에 돌아오게 하기 위해선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와 함께 전공의 수련 시스템의 개선까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먼저 의대 증원을 적어도 1년은 유예한 뒤, '의정합의체'에서 논의하고, 여기에 수련 환경개선 방안도 함께 의논해서 결론을 도출해야지 돌아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학과장 "상급종합병원 중심 수련 벗어나야...지역 중심 수련"
이날 발제자로 나선 홍 학과장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핵심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의대를 졸업한 뒤 지역 1차·2차 병원에서 수련하게끔 하는 영국과 호주의 수련 방식을 사례를 들며 '지역 순환 훈련' 강화책을 강조했다.
홍 학과장은 "현재의 수련 시스템은 전공의뿐만 아니라 지도 전문의(교수)와 병원 모두 불만인 시스템"이라고 지적하며 "상급종합·대학병원에서는 값싼 인력(전공의)을 이용해 알아서 '배우고 커라'는 식의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이라면 의료 개혁은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공의가 지역 병원으로 파견가서 순환 수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이것 역시 만족도는 매우 낮다"고도 전했다.
이에 그는 총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먼저 '정부의 전공의 수련 지원'이다. 필수·지역 의료 인재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수련이 만들어지려면 그 모든 교육 훈련 비용은 정부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전공의 교육 수련이 병원에 책임이 떠맡겨져 병원은 경영을 해야 하기에 전공의를 값싼 임금으로 노동하는 사람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전공의 수련에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을 가지고 지원을 해주는 그런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전공의의 지역 순환 훈련 체계 강화' 방안이다. 지역 1·2차병원을 포함한 '교육수련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에서 충분한 진료 경험을 쌓고 전문의가 되는 식이다. 이어 그는 지역 의대생이 지역에서도 충분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책임 관리하는 '중앙수련회' 신설도 강조했다.
끝으로 홍 학회장은 "현행 인턴제도는 병원도 전공의도 도움이 되는지 의심하고 있는, 1년을 날리는 과정"이라며 "이를 없애고 의대 6년 교육 과정에서도 임상을 상당히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한 뒤 지역사회 나가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병·의원급에서 충분히 수련하고, 2년 수련을 통해서도 전문의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다만 "희귀난치성질환·중증 등 수련이 더 필요할 경우만 2~3년 추가 과정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에서 더 근무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