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무턱 수술했다간"...발음 새어 나온다고?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흡!"
"오늘은 ~ 했습니다, 습!"
TV 뉴스를 보던 중, 아나운서의 어색한 습관이 눈에 띈 적 있습니다. 문장이 끝날 때마다 짧게 숨을 들이마시며 조그맣게 '습' , '흡'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입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입술이 살짝 벌어지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 아나운서는 궁여지책으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짧게 숨을 들이마셔 입을 다물었던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입이 잘 다물어지지 않았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턱 교정을 위해 '턱끝 보형물' 수술을 받은 것이 원인으로 보였습니다.
아나운서에게 '무턱'은 흔치 않습니다. 턱끝이 뒤로 빠진 얼굴은 조명을 받으면 '동그랗게' 보이므로 화면에 잘 나오지 않습니다. 또한 무턱은 때론 미성숙한 인상을 주므로, 신뢰감이 중요한 아나운서와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무턱 교정을 위해 흔히 시행하는 두 가지 수술법은 '보형물 삽입' 과, 턱끝 뼈를 절골해 이동하는'턱끝 전진술'입니다. 이 중에서 '보형물 삽입'의 단점이 이처럼 불편한 입매입니다.
무턱은 일단 그 자체로 입매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해부학적인 구조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턱끝이 뒤로 빠진 무턱에서, 아래 입술은 뒤로 당기며 뒤집어지는 방향의 힘을 받습니다.
벌어지려는 입을 닫기 위해 힘을 주면, 턱끝에 울퉁불퉁한 호두 주름이 생기며 입을 쭉 내민, 뾰로통한 표정이 되기 쉽습니다. 무턱에서 힘을 빼면 입이 벌어지고, 입을 닫으면 뾰로통해 보이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형물을 넣으면, 입은 벌어지는 방향의 힘을 더 강하게 받습니다. 평소에 입을 닫는 것이 이미 불편했다면, 그 불편은 더 커집니다.
반면 '턱끝 전진술'은 보형물과 반대 방향으로 영향을 줍니다. 턱끝 전진을 하면 턱끝의 뼈와 함께 연조직 전체가 앞으로 옮겨지므로, 입이 오히려 더 편하게 닫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입을 편하게 닫는 것뿐 아니라, 입술을 양쪽에서 아래로 당기는 근육들이 함께 앞으로 옮겨오므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표정을 부드럽게 만드는 작용도 합니다.
앞에 말씀드린 일화처럼, 무턱 보형물을 삽입하고 입매가 불편하고 표정이 어색한 것이 고민이라면, ‘보형물 제거 후 턱끝 전진술’을 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얼굴선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턱끝 전진술'은 얼굴 뼈 수술 중 가장 간단한 수술이지만, 그 효과는 드라마틱 하면서도 자연스럽습니다. 뼈를 이동하며 근육과 살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무턱에서 보이는 여러 기능적, 미용적 문제가 함께 해결되는 것이 보형물에 비해 우수한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