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안 멈춘다?”...들어봤지만 생소한 ‘혈우병’, 어떤 병일까
[오늘의 건강]
오늘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5∼13도, 낮 최고기온은 18∼25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황사 영향으로 전 권역에서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
오늘의 건강= 매년 4월 17일은 ‘세계 혈우인의 날’이다. 혈우병과 출혈성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1989년 세계혈우연맹(World Federation of Hemophilia·WFH)이 제정했다. 한 번쯤 들어봤지만 생소한 혈우병에 대해 알아본다.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피가 멎지 않는 병이다. X염색체에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 또는 유전으로 인해 피를 굳게 하는 물질인 혈액 응고인자가 부족해 나타난다. 외상과 관계없이 피가 잘 나고 멈추기 어려운 증상이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에 해당한다.
혈우병은 크게 A·B·C형 등으로 구분된다. A와 B 유형이 혈우병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이 중 혈우병 A형은 B형보다 5~8배 정도 발생 빈도가 높다. 원인은 제8인자(VIII 인자) 결핍이다. VIII 인자는 X염색체에 존재하는 F8이라는 유전자 발현에 따라 만들어지는 단백질이다. VIII 인자는 혈액 속에서 또다른 인자와 결합해 응고 효과를 낸다. 때문에 F8 유전자 결함 시 정상적인 VIII 인자가 만들어지지 않아 혈우병이 생긴다.
혈우병 B형은 제9인자(IX 인자) 결핍으로 발생한다. IX 인자는 X염색체의 F9 유전자 발현에 따라 만들어지는 단백질이다. 혈우병 A형과 마찬가지도 F9 유전자 변형에 의해 IX 인자가 부족하면 응고 인자인 트롬빈을 형성하지 못해 결국 지혈이 이뤄지지 않는다. 혈우병 C형은 전체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드물며 아직까지 국내 보고 사례는 없다.
혈우병 환자들은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등 일상에서 피가 흐르면 멈추지 않는다. 외상을 비롯 수술 후, 치아 발치 등 상황에서도 피가 계속 나는 증상을 보인다. 체내 혈액응고인자 농도가 낮을수록 출혈 위험은 더 높다. 농도가 1% 미만이면 중증, 1~5% 중등증, 5% 이상 경증으로 분류된다. 중증 혈우병 환자는 관절이나 근육에서 자연적으로 피가 나거나, 명확한 원인없이 장기간 출혈이 계속될 수 있다.
출혈이 잦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혈우병을 의심해보고 혈액 응고검사, 유전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다만 혈우병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증상 완화를 위한 요법으로 관리해야 한다. 환자도 일상에서 출혈을 피하기 위해 무리한 운동이나 신체 접촉은 자제해야 한다.
금연도 필수다. 흡연을 하면 혈관이 수축돼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우병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출혈 시 필요한 혈액 응고인자의 정상적인 대사 활동이나 몸 곳곳에 영양분,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