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때 '이런' 건강 문제...조기 사망 위험하다고?
자간전증, 당뇨 등 임신 합병증으로 커진 조기 사망 위험 40년 넘게 지속돼
임신 시 앓았던 합병증 등 건강상 문제의 영향이 수십 년이 지나도 이어져 조기 사망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JAMA 내과학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주요 합병증을 경험한 여성의 사망 위험이 증가하고 출산 후 무려 40년 이상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휴스턴 소재 텍사스대 보건과학센터와 스웨덴 룬드대 연구진은 1973년부터 2015년 사이 스웨덴에서 출산한 여성 20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임신성 당뇨, 조산, 저체중아 출산, 자간전증 및 기타 고혈압 질환 등 5가지 중 하나를 경험한 여성은 출산 후 최대 46년까지 사망 위험이 최대 1.5배 증가했다. 여러 질환을 동시에 경험한 경우 조기 사망 위험이 더 컸다. 구체적으로는 임신성 당뇨는 사망 위험을 52%, 조산은 41%, 저체중아 출산은 30%, 자간전증은 13%, 기타 고혈압 질환은 27%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간전증은 임신 20주 이후 고혈압과 단백뇨과 생기는 질환으로 임신중독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 여성의 사망률 증가는 심장병, 당뇨병, 호흡기 질환, 암 등 다양한 원인에 따른 것으로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을 경험한 여성이 호흡기 관련 원인으로 사망할 확률은 2배 이상,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1.2배 수준을 보였다.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조산이나 자간전증을 경험한 여성은 2배 이상, 임신성 당뇨병을 앓았던 여성은 25배 이상 높았다.
이번 연구의 저자인 케이시 크럼프 휴스턴대 가정의학과 및 지역사회 보건학과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임신 및 합병증의 영향으로 염증이나 작은 혈관 이상 등 초기에 감지하기 어려운 작은 생리적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거나 심지어 발전해 수 년, 수십 년 이후의 다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임신이 특정 질병에 걸리기 쉬운 요인을 발견하는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수 있다면서 태반이 생성하는 호르몬, 혈관계의 변화에 산모의 신체가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성 있는 질환을 조기 예방하고 개입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식단이나 운동 등 전반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하지만 건강한 식단, 적절한 체중 유지, 금연이나 절주 등이 임신 합병증의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임신 전후 건강 유지와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자간전증, 고혈압, 당뇨병 등 임신 합병증은 체중 증가와 연관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점에서 체중 조절, 건강한 식단 등이 여성 건강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