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일간 더선은 필피핀 아파야오주에 사는 두 살 배기 자렌 가몽안의 사연을 보도했다. 자렌은 태어날 때부터 온 얼굴과 몸이 까만 털로 덮여 있었다. 자렌의 어머니 앨마는 태어난 아이를 보고 임신 중 먹은 야생 고양이 때문에 저주를 받은 것이라 생각했다. 앨마는 자렌을 임신했을 때 야생 고양이 요리를 먹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 없어 검은 고양이를 구해 요리를 해 먹었다. 이후 태어난 아이를 보자마자 후회했다. 앨마의 세 자녀 중 둘째인 자렌만 다모증을 가지고 있다.
앨마는 “털을 잘라보려고도 했지만 더 길고 굵게 나기만 해서 그만뒀다”며 “아이가 나중에 학교에서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야 자렌을 의사에게 데려갔고 다모증이라는 질환을 가졌음을 알게 됐다.
자렌을 진찰한 피부과전문의 라벨린다 소리아노 페레즈 박사는 “다모증에 대한 치료법은 없지만 레이저 제모와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4~6주 동안 10번의 시술을 진행한 후 경과를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모증은 신체에 털이 과도하게 자라는 희귀한 질환으로 늑대인간증후군으로도 불린다. 태어날 때부터 다모증을 가진 사람도 있고 후천적으로 생기는 사람도 있다. 선천적으로는 유전적 경향이 많은데 선천성 전신성다모증은 태어날 때부터 긴 솜털이 있고,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하고 온 몸에 털이 난다. 주로 얼굴, 귀, 어깨 부위에 더 많이 자란다
선천성 다모증은 모발 성장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재활성화돼 발생한다는 주장이 있다. 사람에게 털이 과도하게 나도록 유도하는 유전자는 진화 과정에서 쓸모가 없어지며 사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이 유전자가 다시 발현되면서 다모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중세 이후 전세계적으로 50~100건 정도 보고된 바 있으며, 10억 명당 1명 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천적으로는 영양실조, 섭식장애, 약물, 암,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후천성 전신성다모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약물에 의한 것으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사라지게 된다.
다모증에 대한 치료법은 아직 없다. 면도, 제모, 왁싱 등 단기적 방법을 통해 털을 제거하거나 전기분해술이나 레이저시술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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