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빵'하지 마세요!" 담배 냄새 맡으면...심장 '이렇게' 변해
주당 노출시간 2.2시간이면 6%↑ 7.8시간이면 11%↑
간접흡연이 심방세동(A-FIb) 유발 위험을 높인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주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서울대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약 40만 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량의 간접흡연 노출도 심방세동 발병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이고, 간접흡연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함께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간접흡연과 심장병 및 조기사망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간접흡연과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은 불분명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래 그 직접적 연관성이 입증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장병(부정맥)의 일종이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발작성 심방세동은 두근거림, 어지럼증,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증세가 계속 나타나는 지속성 심방세동은 무기력증과 피로를 발생시킨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뇌졸중과 심부전(심장마비), 조기사망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뇌졸중 위험은 5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표를 맡은 서울대의 이경연 박사는 “간접흡연의 위험은 개인이 집에 있든, 야외에 있든, 직장에 있든 상관없이 상당했으며, 이는 노출이 보편적으로 심방세동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영국바이오뱅크 참여자 중 흡연자와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를 제외하고 40~69세 40만493명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먼저 최근 1년간 집이나 근무 장소에서 타인의 담배연기에 노출됐는지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5명 중 1명(8만6,000명)은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평균 노출 시간은 주당 평균 2.2시간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있는 그룹과 전혀 노출되지 않은 그룹으로 구분해 평균 12.5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연령, 성별, 민족, 경제적 지위, 체중, 운동 수준, 알코올 사용 요인과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등을 감안했을 때 간접흡연에 노출된 참가자가 심방세동에 걸릴 위험이 6%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간접흡연 노출 시간이 늘어날수록 심방세동 위험도 함께 높아져 주당 7.8시간 노출 시 발병 위험이 비노출 그룹 대비 11%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박사는 “일단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심방세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하는데,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며 흡연자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살함이 흡연공간을 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접흡연은 밀폐된 공간뿐만 아니라 야외 환경에서도 유해하다는 결과는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금연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는 동료평가를 거친 학술지에 발표되기 전까지는 예비 연구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