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발’ 절단 위험 낮춰줄…‘전자 양말’ 나왔다

전남대의대 연구팀, 유럽심장학회 발표 “건강에 나쁜 걸음걸이 식별하는 전자양말 개발”

당뇨발은 무서운 합병증이다. 자칫 잘못하면 발을 잘라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나이가 들수록 발에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게 조심하고, 물집이나 굳은 살이 생겨도 담당의사와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당뇨병 환자는 발 뒤꿈치보다는 앞쪽(중족골)에 더 힘을 주면서 걷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나쁜 걸음걸이를 일찍 발견해 바로잡을 수 있는 전자양말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 양말에는 심전도(BCG) 센서가 부착돼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당뇨발’(당뇨병성 족부질환)로 발을 잘라내야 하는 위험을 줄여주는 ‘전자 양말’이 개발됐다.

전남대 의대 연구팀은 심전도(BCG) 센서를 부착한 전자 양말이 당뇨병 환자의 건강에 나쁜 걸음걸이를 가려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이기홍 교수(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는 “당뇨병 환자는 걸음걸이의 변화로 족부 궤양 및 괴사를 일으켜 감염 및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자 양말로 보행 문제를 일찍 파악하면, 환자가 건강한 보행 스타일을 배워 심각한 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사람들이 걷는 방식, 즉 걸음걸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발 뒤꿈치보다는 중족골(발목과 발가락을 연결하는 긴 뼈) 부위에 압력을 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보행 방식때문에 발에 궤양이 생겨 감염되면 족부를 잘라내야 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당뇨병 환자의 약 15~25%가 족부 궤양을 앓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병, 뇌졸중, 심부전, 심방세동 및 말초동맥병 위험이 2~4배 더 높다. 발 문제는 당뇨병에서 흔히 발생한다. 고혈당은 신경과 혈관을 손상시켜 저림, 따끔거림, 통증, 감각 상실 등 증상을 일으킨다. 이런 증상은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발에 상처와 궤양이 생기고 감염될 수 있다. 감염과 혈류 장애가 함께 발생하면 치료하기 힘들다.

이 연구 내용(Electronic sock detects unhealthy walking style)은 독일 베를린에서 7~9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심장학회(ESC) 학술대회(EHRA 2024)에서 발표되며 미국 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얼럿(Eurekalert)’이 소개했다.

연구팀은 심전도(BCG) 센서가 장착된 양말이 건강한 사람과 당뇨병 환자를 구분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BCG는 심장이 혈액을 내뿜을 때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걸을 때 심박수와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연구에는 당뇨병 환자 20명(실험군)과 당뇨병이 없는 사람 20명(대조군)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모든 참가자에게 서 있는 동안 40초, 걷는 동안 40초 동안 BCG 양말을 착용토록 했다. 이들의 심박수를 재고 발의 압력 분포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또 참가자의 손목에 붙은 작은 패치와 가슴에 붙은 단일 전극을 이용한 심전도(ECG)로 심박수를 평가했다. 표준 방법인 ECG와 비교해 측정 도구인 BCG 양말의 정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분석 결과, BCG 양말과 심전도 측정값의 상관계수는 0.99(95% 신뢰 구간 0.99~1.00)로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뇨병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 사이의 BCG를 비교한 결과,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걸을 때 압력이 중족골 부위에 더 많이 가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관에 손상이 있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걸을 때 압력이 중족골 부위에 더 많이 가해지고 뒤꿈치에는 덜 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로 개발한 BCG 양말은 심전도와 거의 같은 값으로 심박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자 양말은 압력 측정으로 당뇨병 환자를 식별할 수 있고,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환자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가 보행 훈련을 받고 전자 양말을 신으면 발 합병증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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