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돋보기 안경 보급했더니...평균 소득 올랐다?

저소득 노동자에게 무료 돋보기안경 배급하자 월평균 소득 33%↑

월 평균소득이 안경미착용군 35.30달러, 안경착용군은 47.10달러로 차이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노안을 교정하기 위한 돋보기안경은 비교적 저렴하다. 하지만 저소득국가의 10억 명 가까운 국민에겐 사치품이다. 이런 저소득국 국민에게 돋보기안경을 무료로 보급할 경우 시력 향상뿐 아니라 소득 향상도 이뤄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영국 벨파스트퀸스대 (QUB) 연구진이 주도한 다국적 논문을 토대로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교정용 안경에 대한 접근의 부족은 어린 학생들의 학습을 방해하고, 교통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수백만 명의 중년 공장 노동자들과 농부들이 너무 일찍 노동력을 떠나게 만든다.

QUB 의대의 네이선 콩돈 교수(안과)가 이끄는 연구진은 방글라데시 시골 지역의 35세~65세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이들은 찻잎 따는 노동자, 의류노동자, 재단사 등 세부적인 일에 집중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서 남녀 각각 절반이었고 3분의 1 살짝 넘는 사람만이 문해력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 중 무작위로 선정된 절반에게만 무료 돋보기안경을 제공했다. 그리고 8개월 뒤 후적 조사한 결과 월 평균소득이 안경미착용군 35.30달러, 안경착용군은 47.10달러로 차이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안경착용군에서 평균 33%의 수입증가가 발생한 것이다.

콩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시력 교정비용이 약 1.5달러(약 2000원)밖에 안 드는 세계의 일부지역에서 시력교정 없이 살아가는 것의 경제적 영향을 정량화해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이 33%가 늘면 행복해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라며 “시력 관리 개입은 우리가 의료 분야에서 제공할 수 있는 다른 어떤 것들만큼 저렴하고, 비용 효율적이며,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을 검토한 하버드대 의대의 데이비드 S 프리드먼 교수(안과)는 "이번 연구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향후 연구를 통해 이번 연구 결과가 확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경제적 영향은 크고, 실제적이며, 사람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눈 관리는 오랫동안 개발도상국 공중보건에서 의붓자식 취급을 받아왔다. 결핵, 말라리아, 에이즈와 같은 전염병이 상대적으로 정부와 자선단체의 보다 강력한 지원을 이끌어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WHO에 따르면 시력장애는 그로 인해 4000억 달러(540조80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발생시키는 세계적 차원의 심각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눈 관리에 대한 지출이 경제적 산출 증가와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지역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노안을 해결하는 것은 다른 난치성 건강문제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안경은 개당 2달러 미만으로 생산될 수 있고, 안경 조정은 보통 하루 만에 훈련 가능하다.

이 연구에 참여한 비영리단체 비전스프링(VisionSpring)의 미샤 마하빈 방글라데시국장은 자원의 부족은 독서용 안경 보급 증가의 한 가지 장애물일 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방글라데시 사회에서는 여성의 안경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가구부수입의 책임을 짊어진 여성에게 시력저하는 큰 위협이 된다. “바느질과 청소가 더 오래 걸리거나 쌀에서 돌멩이를 다 골라낼 수 없을 때 일부 가정에서는 가정폭력으로 귀결될 때가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비전스프링은 2018년 30만 개였던 안경을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역에 연간 200만 개 이상 보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인도에서 찻잎 따는 노동자들에게 무료 돋보기안경을 보급한 결과 생산성이 평균 22%, 50세 이상에서는 32% 가까이 상승했다는 2018년 《랜싯 세계 보건(Lancet Global Health)》발표 논문의 영향으로 이뤄졌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9611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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