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전공의협의회, '尹 대화' 물밑 논의 중일 것"
대통령과 대화, 비공개 아닌 생방송으로... "총선 이후에도 소통 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에선 일단 '환영한다'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의협은 취재진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서도 대통령과의 대화 여부를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3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정례브리핑에서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미 대통령실에서 대전협 측에 대화 제안 서신을 전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어제 오후 윤석열 대통령께서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시겠다는 입장 발표가 있었다"며 "우리 비대위에서 제안했던 대통령과 전공의와의 직접 만남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렵게 성사되는 만남이 의미 있는 만남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 또한 확고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측의 만남이 성사할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는 "대전협 박단 회장 개인이 결정할 것은 아니고 전공의들과 의견을 나눈 다음에 결정할 것"이라며 "대전협 비대위도 매일 회의를 하고 있고, 당연히 좋은 주제이니까 논의가 되고 있을 것"이라고 상황을 귀띔했다.
그는 재차 윤 대통령과 전공의 대화와 관련해 "좋은 일", "당연히 환영한다"고 재차 평가하면서 "내용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에 만나서 담판을 짓는 것도 아니고 대화는 많이 할 수록 좋다"고도 부연했다.
의료계 곳곳서도 "일단 환영하지만..."
의료계 곳곳에서도 대통령실의 전공의 만남 제안을 놓고 유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화 의지를 일단 환영하지만,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같은 날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의정갈등을 해결할 진정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통령과 전공의 만남에 대한 제언'을 발표했다. 전의비는 "대통령실에서 대통령과 전공의와 대화를 제안한 것에 원칙적으로 환영한다"면서 "다만 무조건 만나자고 한다면 대화 제의에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의비는 "4월 1일 담화에서 대통령께서 약속했듯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의료계와 협의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겠다는 조건을 먼저 제안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전공의가 돌아올 수 없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면서 "대통령께서 직접 대화의 장을 열어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기를 제언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부 전공의들도 언론에서 익명을 통해 제한적으로나마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를 신뢰할 수 없어 만나면 안된다는 강경한 분위기도 이어지긴 하지만, 일단 대통령실의 만남 제안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통령과의 만남과 대화가 비공개가 아닌 '기자들도 동석한 생방송 공개 중계'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목소리도 눈에 띈다. 다른 한편에선 지난 1일 대국민 담화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보여주기식 만남을 진행해 전공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보였다. 따라서, 익명의 전공의는 대전협 등을 중심으로 대표단을 구성하고 오는 11일 총선 이후에도 전공의의 독자적인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