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부러진 채 태어나"...달걀 껍질처럼 약한 쌍둥이 뼈, 어떻길래?
가벼운 접촉, 갑작스러운 움직임에도 골절되는 골형성부전증
달걀 껍질만큼이나 약한 뼈를 가지고 태어난 쌍둥이 자매가 있다. 두 아이는 태어났을 때부터 온 몸 여러 곳이 골절된 상태였고 생존 가능성도 낮았지만, 부모의 보살핌 속에 잘 자라 이제 세 살이 됐다.
영국 일간 더선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사는 세 살배기 쌍둥이 마리암과 미아의 사연을 보도했다. 두 아이의 엄마 라얀(27)에 의하면, 임신하고 20주가 되는 때 검사에서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느리고 팔과 다리가 굽어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는 모두 정상이었고 의사는 계속해서 지켜보기로 했다. 라얀은 “팔다리를 펴면 괜찮을 줄 알았고, 조금 작게 태어날 뿐이니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쌍둥이의 팔다리가 휘어져 있어 자연분만은 어려웠고 라얀은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들을 출산했다. 마리암과 미아는 2020년 8월 3일 오후 7시 6분과 오후 7시 8분에 각각 약 1.3 kg과 1.4kg로 태어났다.
하지만 태어난 후 보니 아이들의 온몸에 골절이 있었고, 팔과 다리가 나을 수 있도록 부목을 대야 했다. 쌍둥이는 수십 가지 검사를 받았고, 뼈가 낫는 동안 산소와 영양을 공급해주는 튜브를 달고 지내야 했다.
태어나고 4주 후 아이들은 골형성부전증(osteogenesis imperfecta) 진단을 받았다. 라얀은 “의사들은 자궁에서 난자가 분열할 때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 골형성부전증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가장 치명적인 2형이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기본적으로 생존 가능성이 낮으니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부모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이들은 골형성부전증 전문가를 찾아 도움과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뼈가 나을 때까지 5개월 동안은 아이들을 품에 안을 수도 없었다. 그 뒤로도 셀 수 없는 골절을 입은 쌍둥이를 안고, 옷을 갈아 입히고, 안아줄 때 깨지기 쉬운 인형을 다루듯 하나하나 정성을 다했다. 포옹, 접촉, 갑작스러운 움직임, 때로는 이유도 알 수 없이 쉽게 뼈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점점 나아지며 웃기도 하고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집에 온 아이들은 여전히 24시간 돌봄이 필요하다. 2021년 9월에 한 살이 된 쌍둥이의 골형성부전증은 이제 2형보다 덜 심각한 3형이 됐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도 앉을 수 있게 됐고, 2022년 12월에는 영양 공급 튜브도 제거했다. 그리고 골절을 줄이기 위해 팔과 다리에 금속 막대를 삽입했다.
라얀은 틱톡 계정을 만들어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아직은 아주 작지만, 나중엔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과정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원인 없이도 쉽게 뼈가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
골형성부전증은 신체의 큰 충격이나 특별한 원인 없이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유전 질환이다. 크게 4가지 타입(Type)으로 분류되며,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된다. 특히 2형이 치명적이다. 어떤 사람은 일생 동안 몇 차례 정도의 골절을 겪지만, 어떤 사람은 수백 차례의 골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골형성부전증은 인체 내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결손돼 발생한다. 콜라겐은 결체조직상 중요한 단백질로, 건축 구조물의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골형성부전증 환자는 결손된 유전자로 인해 정상보다 적은 양이나 결함이 있는 콜라겐을 생성하며, 이로 인해 뼈가 쉽게 부러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임상 양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발현되며 △최소한의 힘만으로도 골절 발생 △뼈가 짧아지거나 구부러지는 등 모양 변형 △눈 흰자위가 파랗거나 회색으로 보임 △치아가 쉽게 부서질 가능성 △20대 초반~30대 청각 손실 시작 가능성 등이 있다. 현재까지 완치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