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못끊는 사람...'이것'으로 알코올 갈망 줄일 수 있다
관련 뇌신경 수용체 차단하는 화합물 투여 시 금단증상 줄었다는 연구 결과 발표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게 희망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알코올에 대한 갈망을 유발하는 뇌신경 수용체인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KOP)’를 차단하는 화합물을 투여된 쥐들의 금단증세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것.
지난달 《사이언틱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LY2444296으로 명명된 이 화합물은 알코올 사용 장애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KOP 시스템을 차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KOP 시스템은 진통효과와 중독, 감정, 고통 그리고 보상 추구를 포함한 다양한 뇌 반응을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스크립스 연구소의 레미 마틴 파돈 교수(분자의학)는 “KOP는 불안과 우울증과 같은 많은 정신질환에 관여하기 때문에 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도록 설계된 화합물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실험결과 “KOP 시스템을 차단할 경우 알코올 남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알코올 의존성이 생긴 실험용 흰쥐들에게 KOP를 차단하는 LY2444296을 투여하는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대상이 된 흰쥐들에겐 알코올을 마지막으로 받은 지 약 8시간 후에 비교적 낮은 용량의 LY2444296가 투여됐다. 이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금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과 거의 같은 간격이다.
그 결과 다른 흰쥐들이 보여주는 알코올 금단 행동이 "크게 감소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LY2444296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효과를 발휘한 것에 연구진은 놀랐다. 종전 KOP 차단제들은 알코올 금단 현상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LY2444296 효과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마틴 파돈 교수는 “사람들은 금단 증상을 없애기 위해 술을 마신다”면서 “대부분의 경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술을 마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금단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LY2444296을 복용하면 "증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고 술을 덜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러나 연구는 아직 멀었다. 연구진은 LY2444296의 어떤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뇌의 어느 부분을 목표로 해야 할지 아직 모른다. 이를 이해해야 인간 대상의 임상시험으로 넘어갈 수 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스크렙스 연구소의 프란시스코 플로레스 라미레즈 박사후 연구원은 “우리는 알코올 의존의 기능으로 어떤 뇌 영역이 변화하는 지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우리는 LY2444296이 음주와 재발 행동을 모두 역전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들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4-56500-9)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