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음식 보관 땐...숫자 '2'를 기억하라"...왜?

2시간 내 냉장 보관 바람직, 재가열 2회 이상 금물, 특정 박테리아는 20분 만에 2배로 증식

낮 기온이 20°C에 육박하는 날이 점차 늘고 있다. 피자 등 테이크아웃 음식을 남길 경우 특히 위생에 조심해야 한다. 음식을 여기저기 손으로 만지지 않는 게 좋고,  음식을 산 지 2시간 안에 냉장 보관해야 한다. 나중에 먹을 땐 음식 전체가 74°C 이상 되게 '고루' 데워야 한다. 냉장 보관도 이틀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요즘엔 먹다 남은 음식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예전보다 위생 관념이 많이 좋아졌다. 괜히 돈 좀 아끼려다 몸이 아프고 시간과 돈을 버릴 수 있다. 호주 비영리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이 ‘남은 음식 지혜롭게 관리하는 법’을 소개했다.

먹다 남긴 음식은 이미 박테리아에 노출된 상태다. 남은 음식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거나, 재가열할 때 음식 전체가 데워지지 않은 걸 먹으면 식중독 위험이 높다. 돈 몇 푼 아끼려다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남은 음식은 재빠르게, 늦어도 2시간 안에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한다. 박테리아는 곳곳에 널려 있다. 적절한 영양분, 수분, 온도만 있으면 엄청 빠르게 번식한다. 어떤 박테리아는 20분 만에 2배로 증식한다. 남은 음식을 5°C 이상에 오래 방치하면 안 된다. 남은 음식에는 반드시 뚜껑을 덮어야 한다. 뚜껑과 밀착 필름은 공기가 음식에 닿지 않게 막아준다. 대부분의 병원균이 성장하는 데는 공기 속의 산소가 필요하다.

냉장 보관한 남은 음식은 이틀 안에 먹어야 안전하다. 그 이상 보관하면 해로운 박테리아가 증식할 위험이 높아진다. 냉장고 온도는 0~5°C로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남은 음식에 있는 식중독균의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리스테리아균 등 병원균은 냉장 온도에서도 증식할 수 있다. 이틀이 지나면 증식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그 안에 먹지 못할 것 같으면 냉동 보관해야 한다. 영하 18°C에서 냉동 보관하면 3개월까지 안전할 수 있다.

남은 음식을 재가열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음식 전체를 완전히 뜨겁게 데워야 한다. 고루 데워지지 않는 음식은 먹지 않아야 한다. 또한 남은 음식은 내부 온도가 74°C 이상이 될 때까지 재가열한다. 소스, 스튜, 수프는 완전히 끓여 3분 이상 저어주는 게 가장 좋다. 대부분의 박테리아가 죽고 열에 민감한 박테리아 독소는 비활성화된다.

남은 음식을 오븐에서 재가열할 땐 오븐 온도를 163°C 이상으로 설정한다. 음식이 74°C 이상 완전히 가열되게 해야 한다. 남은 음식을 전자레인지로 재가열할 때도 내부 온도가 74°C 이상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음식이 165°C 미만의 환경에서 몇 시간 동안 유지되면 박테리아가 증식해 식중독 위험이 높아진다. 남은 음식을 두 번 이상 재가열해선 안 된다.  한 번에 다 먹지 못한 음식은 냉장 보관했다가 재가열해 먹어치워야 한다. 남은 음식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음식이 데워졌다 식을 때마다 해로운 박테리아가 다시 증식할 수 있다. 박테리아 증식에 필요한 온도와 시간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테이크아웃 음식을 재가열해도 안전할까? 그건 보관 방법에 따라 다르다. 자동차 뒷좌석에 따뜻하게 보관했거나, 집에서 실온에 2시간 이상 놔뒀다면 위험하다. 특히 음식을 손으로 여기저기 만졌거나 일부 먹었다면 음식에 박테리아가 들어왔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음식을 거의 만지지 않았고, 음식을 산 지 2시간 안에 냉장 보관한다면 안전할 수 있다. 다만 이후 먹기 전에 음식이 74°C 이상 되도록 고루 데워야 한다. 테이크아웃 음식도 냉장고에 이틀 이상 보관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테이크아웃 밥은 냉장 보관해도 위험할 수 있다. 가열하지 않은 밥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인 바실러스 세레우스 포자가 있을 수 있다. 밥을 익히면 모균은 죽지만, 포자는 끓는 물의 온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밥을 지은 지 2~3시간 안에 냉장 보관하지 않으면 포자가 세균으로 자랄 수 있다. 쌀 독소를 방출해 설사, 복통, 구토 등 식중독 증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오염된 밥을 냉장하지도 않고 오래 방치할수록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이 더 많이 증식한다. 각별히 조심해야 할 대목이다.

지은 밥을 보관해야 할 땐, 조리 후 뚜껑을 덮고 빠르게 식힌 뒤 2시간 안에 냉장 보관하면 된다. 밥은 보관 후 24시간 안에 서둘러 먹는 게 좋다. 남은 밥은 전체가 데워질 때까지 재가열해야 한다. 재가열은 한 번으로 끝내는 게 상책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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