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서 팔로 뻗치듯 찌릿...3개월 이상 참다간 '이런' 큰일
심각한 만성통증, 빠른 진료 통해 악화 막아야
한국인의 정서 중에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통증의 경우 이 말이 통해서는 안 된다. 통증을 방치하면 신경계에 변화가 생겨 만성통증이 되고 수면 장애, 기억 감퇴, 신체활동 위축, 우울증, 불안증, 자살 충동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급성통증이 병이나 외상 등에 의해 초래되는 감각 신경계의 반응이라면 만성통증은 통증 자체가 병으로 진행하는 과정이다. 만성통증에는 신체 증상뿐 아니라 신경 증상, 정신신체 증상 등도 포함된다. 신경 증상의 경우 대개 신체 증상의 악화로 인해 신경구조나 기능의 변형에서 비롯된다. 타는 듯, 찌르는 듯, 혹은 전기가 오는 듯한 통증을 동반한다.
대한통증학회에 따르면 만성통증은 조직손상 후 원래의 상처가 회복될 기간이 지났음에도 계속 통증이 남아있는 경우를 말한다. 급성통증이 단순히 연장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만성통증의 기전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째, 통각수용통증이다. 이 통증은 조직에 실제적 또는 잠정적인 손상을 주면서 일어나는 통증을 말한다. 칼에 베이거나, 화상, 부상, 외부의 압력이나 내부의 압력이 원인이며, 일종의 경고신호이다. 이런 통증은 손상된 조직에 있는 신경의 활성화가 이루어지면서 통증신호를 뇌로 보내게 되면서 느껴지게 된다.
통각수용통증을 세분하면 체성통증과 내장통증으로 나뉜다. 내장통증은 간이나 복부내장 장기의 통증으로 통증 부위가 모호하고, 지속적으로 조이거나 욱신거리는 양상을 보이고, 구역, 구토, 발한 등을 동반한다. 체성통증은 피부, 근육, 뼈의 통증으로 날카로우면서 쑤시거나 눌리는 듯한 양상으로 통증 부위가 국한되고, 통증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신경병증통증은 통각수용통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돼 신경계에 변화를 초래하면서 나타난다. 부상이나 조직의 손상이 없는 상태에서 오는 통증이며 신경계의 기능 이상으로 뇌에 통증의 신호를 보내면서 일어나게 된다. 신경 손상을 주는 원인은 외상 또는 수술 후 통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뇌졸중 후 중추성통증 등이 있다.
셋째, 복합통증은 신경병증통증과 통각수용통증 두 가지 요소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통증 질환이다. 척추 수술 후 통증, 심한 척추관협착증, 손목터널증후군, 그리고 교통사고 후 목을 다쳐서 생기는 채찍질 증후군 등이 있다.
넷째, 암성통증은 원인은 암 자체에 의한 통증,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증, 암에 관련된 전신 쇠약으로 발생하는 2차 통증, 암과 관계없이 환자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두통이나 류머티즘(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질환에 의한 것이 있다.
암성통증은 통각수용통증인 및 신경병증통증으로 분류된다. 통각수용통증은 암 자체가 뼈나 내장, 혈관, 신경 등의 연부조직을 침범하여 나타난다. 신경병증통증은 종양의 말초신경 침윤 또는 척수조직에 염증세포가 침윤하여 나타나는 증상으로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등에 의한 신경조직의 손상에 의해서도 초래된다.
3~6개월 지속 시 만성통증 의심...등, 골반, 옆구리, 팔 등 아프다면 병원 찾아야
한편, 통증이 3~6개월 이상 지속되면 거의 만성통증이므로 빠른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통증학회는 아래와 같은 증상이 하나 이상 나타난다면 신경계 변성이 동반된 만성통증일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에 가라고 조언한다.
하나, 등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통증이 팔로 뻗치는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다.
둘, 골반(엉치)에서 다리로 뻗치는 듯한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다.
셋, 옷깃 같은 데 살짝 닿기만 해도 아프거나 찬바람을 쏘이면 아리는 것처럼 아플 때다.
넷, 작은 자극에도 살갗에 전기가 통하거나 칼로 베는 듯한 느낌이 들 때다.
다섯, 대상포진 치유 후에도 3개월 이상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 때다.
여섯, 수술 후 상처가 아문 후에도 통증이 계속 남아있을 경우다.
일곱, 머리나 얼굴, 어깨, 팔, 옆구리, 흉부 등 분명히 통증이 느껴지는데 그 통증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