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술 한잔만 마셔도...女심장병 위험 45% 높인다
매주 8잔 이상의 술, 여성에서 특히 관상동맥심장병 발병 위험 33~51% 높여
일주일에 8잔 이상의 술을 마시면 관상동맥심장병 발병 위험이 33~51%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과음이나 폭음을 할 경우 위험이 가장 높았으며, 이러한 연관성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강력하게 나타났다.
미국 카이저 퍼머넨테 노던 캘리포니아(Kaiser Permanente Northern California) 연구진은 18~65세(평균 연령 44세) 여성 약 18만 9000명과 남성 약 24만 3000명 등 총 43만 2265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일주일 동안의 음주량에 따라 참가자를 각각 적음(1~2잔), 중간(남성 3~14잔, 여성 3~7잔), 많음(남성 15잔 이상, 여성 8잔 이상) 등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지난 3개월 동안 매일 4잔 넘게 마신 남성과 3잔 넘게 마신 여성 사례는 폭음으로 분류했다.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를 추적해 보니 4년 후 관상동맥심장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3108명이었다. 분석 결과 연령, 신체활동, 흡연, 기타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음주량이 높을수록 관상동맥심장병 발병률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 모두 과음 또는 폭음을 한다고 보고한 사람이 가장 높은 위험을 보였으며, 이러한 연관성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강하게 나타났다.
일주일에 8 표준잔 이상의 술을 마신다고 답한 여성은 적음 그룹 참가자에 비해 관상동맥심장병 발병 위험이 45% 높았다. 또한 지난 3개월 동안 매일 폭음을 한 여성의 경우 중간 그룹에 속한 여성보다 발병 위험이 68%나 더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표준잔을 순수알코올량 10g으로 정의하고 있다.
남성의 경우, 일주일에 8잔 이상의 술을 마시면 해당 질환 발병 위험은 33% 증가해 여성보다 더 낮은 위험 증가를 보였다. 연구진에 이에 대해 신체가 알코올을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남녀 간 호르몬 차이가 원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연구를 이끈 퍼머넨테 메디컬그룹 심장전문의 자말 라나 박사는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기 전까지는 심장병 발병 위험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젊을 때나 중년에도 과음이나 폭음을 하면 관상동맥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있음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며 “[음주에 대해] 훨씬 더 높은 인식이 필요하며, 앞으로 음주가 정기적 건강 평가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체질량이 적고 체지방이 많아 알코올을 잘 흡수하지 못한다. 술을 마시면 희석이 덜 되고 혈류에 더 빨리, 더 많이 흡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술이 혈압, 신진대사, 체중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심장병 위험이 높아진다며 이들 모두 심장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4월에 열리는 ‘미국 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s Annual Scientific Session)’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