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女 "진짜 엄마처럼 모유수유 했다"...어떻게?

미국 듀크대 연구진, 50세 트렌스젠더 여성 손자에게 모유수유 할 수 있도록 도운 사례 보고

50세의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세계 최초로 모유 수유를 하며 실제 수유 느낌까지 가질 수 있게 됐다. 왼쪽이 이번 사례의 50세 트랜스젠더 여성, 우측은 해당  보고된 사례와는 관련 없지만 이전에 모유수유를 시도했던 트랜스젠더 여성이다. [사진=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 캡처]
50세의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세계 최초로 모유 수유를 하며 실제 수유 느낌까지 가질 수 있게 됐다. 엄마의 모유 수유 감각과 감정까지 느끼게 한 첫 사례로, 내용이 알려지면서 성평등 운동가들의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 연구진은 50세의 트랜스젠더 여성에게 실험용 호르몬 약물을 사용해 손자에게 모유수유를 할 수 있도록 도운 사례를 '모유수유의학 저널(journal Breastfeeding Medicine)'에 발표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 50세 여성은 4주간의 호르몬 치료 후 한 번에 최대 30ml의 젖을 짜낼 수 있게 됐다. 듀크대 연구진은 "이 여성이 총 2주 동안 모유를 수유했고 4개월 된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 있었다"며 "해당 치료 요법에서 어떤 부작용도 경험하지 않았다"고 저널에 보고했다.

모유 수유하게 된 동기는 이 여성이 다섯 자녀를 키우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모유 수유를 통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서였다고 전해졌다. 2022년 봄 내분비 전문의와의 진료에서 곧 태어날 손자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딸의 출산 예정일이 임박해서 막판에 떠오른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이 여성을 상대로 수유 유도를 위한 치료 변경을 시작했고 실제로 2주동안 손자에게 젖을 먹일 수 있었다. 다만 5주 후, 이전 약물 요법을 다시 받아야 했다. 그는 "딸이 유축하는 동안 손자를 돌봐야 하는 등 현실적인 장벽으로 인해 더 이상 모유 수유라는 개인적인 목표를 이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이번 경험에 눈물을 흘리며 "다른 자녀에게 분유를 먹일 때와는 매우 다른 의미 있고 감정적인 경험이었다"며 "나의 여성성을 확인하고 가슴을 더 크게 만드는 추가적인 이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한 "모유 수유 가능성을 더 일찍 알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다른 트랜스젠더 여성들도 아기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유 수유를 목적으로 유도 수유를 경험한 트랜스 여성에 대한 보고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다만 이러한 과정은 사용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치료 프로토콜도 필요했다. 연구진은 "치료 전, 치료 중, 치료 후 대상자와의 대화를 통해 트랜스 여성의 수유 유도 및 모유 수유의 역할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에 중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랜스젠더 여성의 모유 수유 문제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성 평등 운동가들은 이 연구를 '절대적으로 충격적'이라고 묘사했다.

이들에 따르면 아기는 엄마와의 관계를 지속할 준비가 되어 세상에 나오며, 모유 수유는 아이의 성장을 돕고 엄마와의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모유 수유를 시도하여 이를 방해하는 것은 솔직히 불안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아기와 엄마 사이에 끼어들거나 아기를 소품으로 사용하여 자신이 여성이라는 신념을 입증하는 것이 허용돼서는 안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해 남성으로 태어난 트랜스젠더 여성이 모유 수유를 할 때 '모유 수유'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강학적 조언을 웹사이트에 업로드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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