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수습 비용 5000억 돌파...박민수 "2000명은 합리적 결정"
'월 1882억' 2개월째 건보 재정 투입...정부 의대 증원에 대한 의사 반발 비판
정부가 의료대란 수습을 위해 투입한 비용이 5000억 원을 넘어섰다. 비상진료체제 유지를 위한 건강보험 재정 지원을 2개월째 이어가기로 해서다.
28일 보건복지부는 '2024년 제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개최했다. 이날 위원회는 △건강보험 비상진료 지원대책 연장 △약제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개정 △선별급여 적합성 평가에 따른 혈액점도 검사의 비급여 전환 등을 의결했다.
정부는 의정갈등 사태 속에서 중증·환자 진료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 중인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1882억 원 규모의 건보 재정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째이며, 총 3764억 원의 건보 재정이 투입됐다. 지난달 건보 재정이 아닌 중앙정부 재정에서 현장 의료인력 보상과 대체인력 투입비로 활용한 1285억 원의 예비비까지 합치면, 정부는 2개월 간 총 5049억 원의 비용을 비상진료체제 유지에 쓴 셈이다.
이날 건보 재정 투입 연장을 결정한 지원금의 대부분은 중증·응급·소아 입원 환자에 대한 사후보상 비용이다. 전국 200여 개의 수련병원에서 수술·입원 진료를 받은 중증환자의 입원료를 100% 추가 지급하는 내용이다. 사실상 상급종합병원 등 수련병원의 입원료를 두 배로 인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월 1000억 원가량이 투입됐다.
고위험 산모, 신생아 중환자실, 소아외과 등 소아·청소년과 입원 환자에 대해서도 100% 추가 보상하며 200억 원가량이 소요한다. 나머지 600억 원은 비상진료 지원 방안 내용이다. △경증환자 회송 추가 보상 △응급상황 발생 시 중환자를 진료한 교수·전문의·신속대응팀에 대한 보상 강화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보상 강화 등이다.
복지부는 "비상진료 한시수가 신속 지원 및 현장 점검을 통해 응급, 중증 환자 진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의료계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현재 상황은 의정갈등이 아닌 '국민과 특권적 의사집단 간 싸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차관은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에 대해 "과학적 근거와 사회 각계의 요구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한 합리적 의사 결정"이라며 "(의료계가 의대 증원을) '제로'(0)로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굉장히 반지성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차관은 정부의 업무복귀명령에 응하지 않는 전공의를 겨냥한 듯한 발언과 함께 국민의 정부 지지도 촉구했다. 박 차관은 "누구라도 위법한 행동을 했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원리"라면서 "가장 기본적 원리를 무너뜨리려는 것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기에 문제 해결에 국민이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보정심 회의에선 다음 달부터 유방암과 위암 등에 활용하는 항암치료제인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테칸)에 대한 건강보험 신규 적용도 결정했다. 그간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1인당 약제비는 연간 8300만 원에 달했으나, 이번 적용으로 본인부담금(5%)이 417만 원으로 줄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