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 아니다"...나도 모르게 졸음에 빠져든다면?
갑작스러운 졸음 4주 이상 지속된다면 기면증 의심해야
포근한 봄이 오면 부쩍 나른해지며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지는 일을 겪을 수 있다. 봄철 생체리듬의 변화로 인한 ‘춘곤증’이 가장 유력하지만 만약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정도로 심하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환절기 생체리듬 변화로 인한 춘곤증
추운 겨울을 지나 기온이 점차 오르기 시작하면 우리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이 과정에서 피로, 졸음, 현기증,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춘곤증이라고 부르는 이 증상들은 질병이 아니라 일종의 생리적 피로감이므로 치료할 필요가 없으며, 보통 1~3주 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예방과 완화를 위해서는 7~8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과 주 3~5회 30분 이상의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졸음 한 달 이상 이어진다면 기면증 의심
하지만 4주 이상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졸음에 시달리는 경우, 춘곤증이 아닌 수면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졸음에 빠져드는 기면증이 있다.
2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기면증은 뇌의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신경전달물질인 ‘히포크레틴’ 분비 저하와 유전적 요인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면증 환자는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운전할 때, 불 앞에서 요리를 할 때마저 잠에 들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근육의 긴장이 갑자기 풀리며 쓰러지는 탈력 발작도 기면증 증상 중 하나다. 소위 ‘가위 눌림’이라고 하는 수면 마비 증상이나 꿈꾸는 듯한 환각 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기면증 환자는 밤에 숙면을 취하는 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와 함께 밤에 충분한 수면 취해야
야간 수면 다원 검사와 주간 검사를 통해 기면증 진단을 받으면 증상 조절을 목적으로 약물 요법, 행동 요법, 주위 환경 변화 등의 치료를 받게 된다. 낮에는 졸음 개선을 위해 각성제를 사용하고 탈력 발작과 수면 마비에는 항우울제 계통의 약을 사용한다. 치료와 함께 밤에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기면증은 단순한 수면 부족과도 혼돈하기 쉽다. 만약 아래 4가지 사항 중 3가지 이상 해당되면 기면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1. 순간적으로 잠에 들고, 자고 나면 일시적으로 개운해진다.
2. 주위가 조용할 때 과도하게 졸음이 쏟아진다.
3. 8시간 이상 잠을 잤는데도 불구하고 심하게 졸린다.
4. 잠들 때나 깰 때 환각 증상을 느끼거나, 가위눌림이 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