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도심의 허파’ 숲이 얼마나 빨아들이나?
생태계 토양에 대한 악영향 미지수…“숲과 가로수, 폐로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 양 줄여줘”
최근 지구촌 환경, 건강 문제로 떠오른 미세플라스틱은 바다와 하늘, 공기 등 곳곳에 널려 있다. ‘도심의 허파’ 숲과 가로수가 최근 건강 문제로 떠오른 미세플라스틱을 빨아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여자대, 와세다대 공동 연구팀은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이 우거진 숲의 나뭇잎 표면에 흡수돼 붙으며, 이 때문에 숲이 미세플라스틱을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일본여자대 미야자키 아카네 교수(화학생물)는 “숲이 건강에 해로운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은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대기 중에 떠다니며 환경에 흩어지는 작은 플라스틱 입자(100µm 미만)를 말한다. 숲에는 대기 중 오염 물질이 쌓인다. 하지만 숲이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붙잡아 빨아들이는 능력(포집 능력)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최신 기술로 일본 숲을 대표하는 참나무 종인 퀘르쿠스 세라타의 잎을 조사했다. 나뭇잎 표면의 미세플라스틱 수치를 어떻게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지,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잎에 어떻게 갇히게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초순수 세척, 초음파 처리와 초순수 세척 동시 처리, 수산화칼륨 10%의 알칼리성 용액 처리 등 세 가지 과정을 거쳐 숲 속 나뭇잎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추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퀘르쿠스 세라타 숲(약 3만2500㎢)은 연간 약 420조 개의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숲 속에 가두는 것으로 추정됐다. 숲이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지상에서 빨아들이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카네 교수는 "공기 중의 미세플라스틱이 잎 표면의 표피 왁스에 강력히 흡착한다. 이들 입자는 잎의 왁스 같은 표면 코팅에 달라붙어 쌓인다”고 말했다.
초순수로만 헹구거나 초음파를 함께 사용하는 두 가지 처리 방법으로는 우거진 숲 속 나뭇잎의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수치를 측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칼리성 수산화칼륨으로 처리하면 표피 왁스와 여기에 붙은 물질이 모두 없어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처리 방법이 잎 표면에 붙어 있는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감지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미세플라스틱이 쌓이면 생태계 기능, 토양의 건강성 등 산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숲과 가로수가 폐로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 연구 결과(Alkaline extraction yields a higher number of microplastics in forest canopy leaves: implication for microplastic storage)는 ≪환경화학 레터(Environmental Chemistry Letter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