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대화 교감"...서울대 비대위 "만나지도 않고 왜 거짓말?"
박민수 "의견 나눴다" vs 비대위 "대화 주제 물었으나 무소식"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 후 의료계와의 대화를 전면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놓으며 서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대화 상대로 지목했으나, 비대위는 곧바로 반박했다.
22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정부는 그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접촉해왔다"면서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방재승 교수)과는 어제도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의대 비대위와 전의교협에 조건 없이 대화할 것을 제안드린다"며 "일시, 장소 관계 없이 언제 어디서든 대화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조건 없이 대화 자리로 나와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가 의대 교수들과 '조건 없는 대화'를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이 직후 해당 브리핑 내용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비대위는 "(박 차관의 브리핑) 발언은 허구"라면서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은 어제(21일) 박 차관을 포함해 어느 누구와도 의견을 나눈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비대위는 박 차관의 브리핑 질의응답 내용에 대해서도 허구라고 반박하며 전날 양측의 상황을 공개했다. 앞서 박 차관은 "저희(복지부)도 어제 만남을 제안드렸고 그 부분에 대해서 검토 후에 회신을 주시기로 한 사안"이라면서 "현재 교수들의 동향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를 허구라고 못 박으면서 전날 저녁 복지부 관계자로부터 받은 연락 내용을 공개했다.
비대위는 "어제(22일) 저녁 보건복지부 관계자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만남을 제안받았으나, 비대위는 만남에서 논의할 주제가 무엇인지 문자 메시지로 질의를 했다"면서 "이후 '추후 알려주겠다'는 답신만 받았고, 지금까지 회신을 주지 않은 곳은 보건복지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위는 "그 밖엔 아무런 의견을 주고받지 않았다"면서 "어제 공식적인 만남을 제안한 이유가 브리핑을 위해서였는가"라고 박 차관을 비판했다.
'서울대 중재안'에서 시작한 대화 제의... '의정대화' 문 열리나?
앞서 비대위는 지난 12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전공의 사이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중재안을 제안한 바 있다. 해당 중재안은 대화협의체 구성과 의대 증원 추계 추가 연구를 제안하며 25일까지 수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이후 20일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 배분 결과를 발표하자, 비대위는 언론을 통해 '여전히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21일 라디오 방송에서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일단 지금은 정부가 (2000명 증원을) 내질러 저희가 어떻게 뭘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정부가 먼저 나서서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풀어줄 테니 정부와 대화를 하자는게 1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22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해선 재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4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 전이라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의료계와 만나서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후 중대본 브리핑에서 박 차관은 본 처분 전 복귀한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고려할 수 있다며 '대화 환영'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