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웃을 수도 울지도 못합니다" 무표정 사연은?
선천적으로 안면신경마비 증상...뫼비우스 증후군 가진 4살 아이
웃을 수도, 얼굴을 찡그릴 수도, 눈을 깜빡일 수도 없는 네 살 소녀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 아이가 가진 질환은 치료법도 없는 매우 희귀한 뇌신경질환, 뫼비우스 증후군(Moebius syndrome)이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영국에 사는 에바 해들리의 사연을 보도했다. 에바에게 뭔가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 건 2019년 아이가 태어났을 때였다. 에바의 할아버지인 조나단 왓킨스(49)는 "아이가 울려고 애쓰는 것처럼 얼굴이 새빨개졌고, 얼굴엔 표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모유수유도 할 수 없었고, 생후 첫 2주 간은 검사를 받는 데 시간을 보냈다.
에바가 한 살이 되었을 때 의료진은 뫼비우스 증후군 진단을 내렸다. 뫼비우스 증후군은 얼굴 표정과 안구 운동을 조절하는 근육이 약해지거나 마비되어 표정을 짓거나 눈동자를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에바는 다른 아이들보다 걷는 법을 배우는 데 오래 걸렸고, 발음이 부정확할 때가 많다. 하지만 왓킨스는 “여느 4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걸 에바도 할 수 있다. 능숙해지는 데 오래 걸릴 뿐”이라며 “사람들이 뫼비우스 증후군을 가진 이들의 겉모습 넘어를 볼 수 있다면 그들도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뫼비우스 증후군에 대한 치료법은 없다. 하지만 물리치료와 언어치료가 운동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왓킨스는 에바의 학습 발달과 병원 이동 비용으로 4000달러 가량을 모금하기 위해 5월 6일 영국에서 열리는 밀턴케인스 마라톤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는 훈련 중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에바가 매일 느끼는 감정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에바를 위해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면 마비를 특징으로 하는 뫼비우스 증후군
뫼비우스 증후군은 선천성 신경 장애다. 뇌와 머리, 목, 몸을 연결하는 특정 뇌신경의 약화 또는 마비를 유발한다. 뫼비우스 증후군이 있는 아이는 웃거나, 찡그리거나, 눈썹을 치켜올리거나, 눈을 감는 등 얼굴을 움직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수유도 쉽지 않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진행성 질환이 아니므로 시간이 지나며 악화되지는 않는다.
뫼비우스 증후군의 원인과 위험 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특정한 원인이나 가족간 연관성이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정확한 발병률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출생아 100만 명당 2~20건으로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에서는 2006년까지 약 300명, 2015년까지 약 3500명이 보고된 바 있다.
증상은 어떤 뇌신경이 영향을 받는지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신체적으로 △구개열 △사시 △손과 발 결함(물갈퀴 모양의 손가락, 결손 등) △안면 마비 △소악증(작은 턱)△소구증(작은 입) △혀 기형 △근긴장 저하 등이 있다.
뫼비우스 증후군이 있는 경우 △호흡 △눈 감기(깜빡이거나 잘 때) △안구 건조 △삼키거나 빠는 데 어려움 △청각 △눈 마주치기 △눈동자 움직이기 △입술 오므리기 △미소 짓기 △찡그리기 △치아 발달 등과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아이는 앉거나 기는 등에 있어 발달 지연을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결국 할 수 있게 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뫼비우스 증후군이 있는 아동은 자폐스펙스럼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제안했으나, 이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