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울 때 의사결정 男女 다르다...여자는 '이렇게' 선택해
여성, 두려울 때 즉각적 금전 보상 선택할 가능성 커
여성은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에서 나중에 얻을 더 큰 보상보다 작지만 즉각적인 보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남성의 결정에 감정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결정은 복잡한 과정이다. 특히, 장단기 이익이나 비용을 고려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해 지연 할인(delay discounting)이라는 현상은 설사 나중에 얻는 보상이 훨씬 크더라도 먼 미래에 얻을 보상보다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을 선호하는 경향을 설명한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연구진이 실시한 이번 연구에서는 즉각적 보상과 나중의 보상을 비교할 때 두려움이나 기쁨과 같은 감정 및 성별이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소셜미디어 설문조사를 통해 모집한 참가자 308명(여성 63%, 남성 37%)에게 특정 감정을 유도하기 위한 짧은 영상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두려움 그룹에게는 ‘식스센스’나 ‘양들의 침묵’과 같은 공포 영화를, 기쁨 그룹에게는 숲이나 폭포와 같은 주제를 다룬 긍정적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중립 그룹에게는 도시 환경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여주었다. 영상을 본 후 연구진은 피험자들에게 ‘오늘 2만 유로를 받을 것인지, 아니면 2년 후 4만 유로를 받을 것인지’와 같은 가상의 보상 관련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두려움 그룹 여성들은 금전적 보상을 선택할 때 같은 그룹의 남성이나 다른 두 그룹에 속한 여성들보다 지연 할인(작지만 즉각적인 금액 선택)을 사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기쁨 또는 중립 그룹 참가자들이 내린 결정에는 성별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 금전적 보상에 관한 남성의 의사 결정은 감정 상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시간 제한을 둔 의사 결정을 함에 있어 두려움이 남녀 간 다른 선택을 하도록 유발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안전 대 위험에 대한 진화적 전략의 차이 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서로 다른 감정 조절 접근방식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사용된 표본 크기와 감정의 다양성이 실제 생활에 비해 비교적 작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감정(특히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과 성별이 시점 간 선택(intertemporal choices)과 관련해 상호작용함을 시사한 점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Gender differences in the effects of emotion induction on intertemporal decision-making’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