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교수 비대위 "정부가 전공의 제재 풀면, 교수들 사직 철회할 수도"
"전공의 면허정지 등 푸는 게 조건...사직서 내도 진료할 것"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측이 정부가 전공의 제재를 풀고 대화에 나선다면 교수들이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대 의대를 포함한 전국 16개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바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방재승 위원장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먼저 전공의 조치(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를 풀어주고 대화의 장을 만들면 저희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교수들은 의대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검증을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2000명 증원은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니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또한 오는 2025년 의대 증원안에 대해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정원을 배치하는 방안도 생각해보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방 위원장는 지난 18일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풀지 않으면 사직서 무르지 않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방 위원장의 언급은 앞선 주장에서는 한 발 양보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전날 정부는 기존보다 2000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대 정원과 대학별 배정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증원분의 82%는 비수도권에, 18%는 수도권인 인천·경기에 배정됐다.
이에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는 "정부의 의대별 증원 배분을 두고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여전히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당 비대위 측은 "정부의 발표가 일방적이고 급진적이라 의료개혁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며 "정부는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의대생 집단 휴학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증원을 강행하면, 올해 유급한 학년과 내년에 새로이 증원된 학년이 함께 교육받아야 한다"며 "기존 학생 3배가량의 인원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이 현실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사직서를 제출해도 진료 현장을 지키겠다는 기존 뜻을 재확인했다. 그들은 "오는 25일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이 예고돼 있지만, 이날은 전공의들의 사직이 결정되는 최종 시한일 뿐"이라며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진료 공백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현장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