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장 “전공의 걱정 이해하지만, 집단행동 옹호 못해”
“의대 교수 사직서 제출, 국민 생명 볼모로 잡은 것”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중앙의료원이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의 성명서 발표에 유감을 표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17일 오후 의료원 연구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중앙의료원은 전문의협의회의 문제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에 대한 공식 입장이다.
의료원 소속 전문의협의회는 15일 성명을 통해 “현 사태의 주동자는 정부”라며 “현 사태에서 전공의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굳건히 지지할 것이며, 전공의가 불이익을 받으면 좌시하지 않을 것”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주 원장은 “전체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의 이름을 넣어 성명을 발표하고 비이성적 대응을 언급한 데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전문의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은 전체 의료기관의 입장이 아니라는 것. 그는 “전문의들이 제자와 동료로서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들을 걱정하는 마음을 알고 있다”면서도 “집단행동을 옹호하는 태도는 절대로 문제를 이성적으로 푸는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결의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사직서 제출은 진료 현장을 떠나겠다는 것인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단체행동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의사의 정점에 서 있는 의대 교수님들이 이렇게 얘기하시는 것은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의사라는 직업의 무게와 책무를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의사가 되는 과정에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많은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주영수 원장은 1990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 예방의학교실 전공의, 전임의를 거쳐 예방의학 박사를 받았으며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로 재직했다. 2020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획조정실장, 공공보건의료본부장 등을 거쳤다. 그는 2022년 코로나19 위기 대응 및 공공의료 강화 부문에서 업적을 인정받아 국립의료원의 특수법인 출범 이후 첫 내부 승진 원장으로 임명돼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 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돼 국정감사 때 국민의 힘 의원들로부터 자진 사퇴 압력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