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으로 10년 내 치매 정복 도전”
美스탠퍼드대 이진형 교수, '메디컬코리아'서 뇌질환 치료 비전 제시
인공지능(AI) 기반 뇌 질환 진단 솔루션 ‘뉴로매치’를 개발한 미국 스탠퍼드대 이진형 교수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10년 내 치매를 정복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교수는 한국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스탠퍼드대 종신교수로 임명된 전기공학자이자 뇌과학자다. 그는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코리아(Medical Korea) 2024’ 기조연설에서 AI를 활용한 뇌 질환 치료의 미래에 대해 발표하며 ‘디지털 트윈’ 기술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뇌 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도 이를 저지할 방법이 없는 것은 뇌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뇌 질환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뇌 기능의 정상화’인데,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뇌 기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 트윈은 ‘측정’을 위해 이 교수가 선택한 방법으로, 뇌파를 분석해 신경 회로를 디지털로 재구성한 것이다. 뇌의 디지털 복제본인 셈이다. 이 교수는 이를 활용하면 특정한 질환이 발생했을 때 뇌 구조상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치료해야 하는 지를 객관적으로 파악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뇌도 결국 여러 전자 회로를 가진 시스템이라고 생각해 전자공학적인 접근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엘비스(LVIS)’를 창업하고 진단 솔루션 ‘뉴로매치’를 개발했다.
뉴로매치는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뇌 기능을 수치화하는 한편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의료진이 뇌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생겼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3D 화면으로 뇌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뉴로매치는 지난해 개발 완료한 뇌전증 진단 솔루션을 시작으로 알츠하이머, 수면, 파킨슨병, 자폐 등으로 적용 질환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뉴로매치를 통해 뇌파와 전기 신호를 분석하면 현재는 진단조차 쉽지 않은 뇌 질환을 보다 쉽게 잡아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엘비스는 자체 치료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치료 과정에서 성공·실패 여부와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약물 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장점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 교수는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 의료기기 및 IT 업체, 의료서비스 기업이 엘비스와 협업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면 해결책을 제시하는 속도도 빨라진다”며 “현재 진단 솔루션을 개발 중인 5개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10년 내에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