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아래서 '이 음료' 마셨는데...화상입은 듯 화끈, 무슨 일?
광접촉성 피부염 일으키는 과일...라임, 무화과, 샐러리 섭취하거나 만진 뒤 햇빛 노출 피해야
“모히토 가서 몰디브나 한 잔.” 영화 ‘내부자들’에서 배우 이병헌의 애드리브로 유명해진 이 대사의 원 뜻대로 적도 인근 몰디브의 작렬하는 태양 아래 모히토 칵테일 한 잔 할 경우 예상치 못한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칵테일 마가리타(Margarita)의 이름을 딴 ‘마가리타 발진’이다. 마가리타를 만들 때는 잔 테두리에 라임즙을 묻혀 소금을 입히는 리밍작업이 들어간다. 이 마가리타를 마시고 햇빛에 노출되면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부에 발진이 생기는 광접촉성 피부염(photocontact dermatitis)의 별칭이다.
마가리타는 테킬라 베이스이고 모히토는 럼 베이스이지만 둘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신선한 라임을 잘라 넣는다는 것. 광접촉성 피부염의 원인물질 중 하나가 라임 같은 감귤류다.
이렇게 섭취한 직후 햇빛에 노출되면 광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과일이나 채소로 또 뭐가 있을까? 라임, 무화과, 샐러리를 만지거나 먹은 경우나 돼지풀과 망종화 같은 식물을 접촉한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지난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피부과학회(AAD) 연례회의에서 피부과 전문의들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켁의대의 브랜든 애들러 교수(피부과)는 “태양 과민증은 사람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라며 일부 사람은 이들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거나 만진 뒤 햇빛에 노출될 경우 광접촉성 피부염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사람들의 경우 입으로 복용하거나 피부에 바른 약이 광접촉성 피부염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햇빛에 노출될 경우 약용 크림은 바른 곳에만 발진이 생길 수 있지만 경구복용 약은 온몸에 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애들러 교수는 “일반적인 광접촉성 발진은 얼굴, 목, 팔, 다리 등 햇빛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부위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광접촉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항염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차 치료법은 자극 물질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식별하고 피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경우는 증상 유발 물질의 사용을 중단하면, 그들은 증상을 멈추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피부 톤이 밝은 사람만 광접촉성 피부염을 걱정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피부가 어두운 사람도 위험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들은 두 가지 유형의 광 과민성에 취약할 수 있다. 햇빛에 노출되면 작은 돌기나 발진이 생기는 ‘다형성 광선 발진(PMLE)’과 빛에 민감해 햇빛에 노출된 신체 부위에 연중 내내 발진을 일으키는 ‘만성 광화학 피부염’이다.
피부암 예방을 위해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동일한 조언(그늘을 찾고, 자외선 차단 의류를 착용하고, SPF가 30 이상인 광범위한 방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십시오)은 감광성 발진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애들러 교수는 “햇빛에 노출된 후 몸에 발진이나 물집이 생기면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 햇빛 관련 피부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