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을 냉장고에 놔둬"...치매일까 기억력 감퇴일까?
노화로 인한 일반적인 기억력 손실과 치매 징후는 달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력은 점점 떨어진다. 따라서 뭔가를 잊는 일이 잦아진다면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의 일부분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징후일 수도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인구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질병이다. 우울증, 약물 부작용, 알코올 남용, 비타민B12 부족, 갑상샘기능저하증, 사별이나 은퇴로 인한 걱정이나 스트레스 등도 기억력 손실의 원인으로 꼽힌다.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이를 치매로 단정 짓기보다는 노화로 인한 기억력 손실과의 차이를 알아두는 것이 보다 정확한 증세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건강·의료 매체 ‘웹엠디(WebMD)’가 분석한 노화로 인한 일반적인 기억력 손실과 치매 징후간의 차이점을 정리했다.
“리모컨을 냉장고에”=간혹 리모컨, 안경, 열쇠 따위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 하지만 냉동실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장소에 안경이나 열쇠를 뒀다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잘못 가져오는 일이 자주 한다면 이는 치매의 조기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
“묻고 또 묻고”=오늘 계획했던 일을 깜빡했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떠오른다면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그런데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꾸 자신의 계획을 묻거나 혼자 할 수 있었던 일을 대신해 달라고 반복해서 부탁하는 상황에 이른다면 치매 징후일 수 있다.
“여기가 어디야”=오늘이 며칠인지 깜빡했지만 달력을 본 뒤 혹은 누군가에게 날짜를 물은 뒤 기억이 난다면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반면 자신이 현재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헷갈리거나 이곳에 어떻게 도달했는지 모르겠다면 우려할 수준이다.
“네 이름이 00 아냐”=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가 곧바로 떠오르지 않는 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잘못 부른다거나 사물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다거나 본인이 현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다 귀찮아”=직장이나 가정에서 책임져야 할 자신의 일이 번거롭고 지칠 때가 있다. 그런데 이전에 좋아했던 취미나 사교 생활조차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귀찮아졌다면 이때는 자신의 변화된 행동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씻기 싫어”=평소 청결에 신경 썼던 사람이 갑자기 몸, 옷, 실내 환경이 불결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치매를 의심해 볼 일이다. 갑작스런 불결함은 치매 초기 증상을 알려주는 신호다.
“왜 바꿨어”=일이 자신이 계획했던 방향과 다른 쪽으로 전개되면 누구나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날 수 있다. 그런데 규칙적인 일과에 사소한 변화가 생겼을 때도 극도로 화가 난다거나 우울증에 빠진다거나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에 빠진다면 이때는 병원을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