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알츠하이머약 '도나네맙' 승인 연기...안전성 우려 탓
FDA, 자문위원회 회의 소집 예정
이달 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연기됐다.
8일(현지시간) 일라이 릴리는 FDA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토하기 위해 외부 자문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약의 독특한 임상 시험 설계를 포함해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로 예상됐던 도나네맙의 승인 예정일도 늦춰지게 됐다. 자문위원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개최까지 최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앞서 경쟁 약물인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도 약물 자문위원회를 거쳤다.
도나네맙은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뇌 독성물질을 제거하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 1736명 대상 임상 3상시험에서 인지 저하 진행을 22~29% 가량 늦췄다. 이는 레켐비가 보인 27% 지연과 비슷한 수치다. 또 타우 단백질(알츠하이머 발병 요인) 수치가 중간 정도인 환자에게서 위약 대비 질병 진행을 최대 35.1%까지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부작용도 크게 나타났다. 전체 도나네맙 치료 그룹의 24%가 뇌 부종을 경험했고, 투여군의 31%에서 뇌출혈이 발생했다. 위약 투여군에서는 약 14%가 뇌출혈을 보였다. 또한 환자 3명이 임상시험 과정에서 사망했다. 이번 FDA 결정도 부작용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앤 화이트 릴리 뉴로사이언스(신경과학) 사장은 "자문위원회 소집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소식"이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도나네맙의 효능을 알릴 기회가 생기길 바라고, 이를 위해 FDA와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일라이 릴리 주가는 3% 하락했고, 바이오젠의 주가는 2% 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