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교수도 그만두면 필수의료 사망선고”…시국선언은 6500명 육박

교수 협의회들 대응책 마련 고심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4주차로 접어든 11일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에 전공의 진료 공백으로 응급실 정상 진료 차질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1]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4주차로 접어든 가운데 의대 교수들의 대응이 본격화하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오는 14일 회의를 열고 의대생 집단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을 논의한다. 앞서 전의교협은 앞서 9일에도 비공개 총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전의교협은 3월 내 의대생 휴학 사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방침으로 휴학이 승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를 지속할 경우 ‘집단 유급’ 사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40개 의대 중 10곳이 수업 거부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30곳은 학생들의 동맹휴학 등으로 인해 개강을 아예 늦췄다.

의대생의 유급과 전공의 미복귀가 장기화활 경우 교수들 사이에서 ‘자발적 사직’이나 ‘겸직 해제’ 등이 확산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제 교수님들도 한계 상황에 임박했다”면서 “이미 많은 교수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고, 이 사직의 행렬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님들마저 모두 떠나버리면 대한민국 필수의료는 사망선고를 받게 될 것이고, 이러한 파국을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의협 비대위는 “정부에 전공의들에게 자행하고 있는 반인권적 폭력을 중단하고 즉각 사죄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대한민국 13만 의사 모두는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을 선택한 의대생 중 어느 한 명도 피해입지 않도록 보호하고 함께 행동해 나갈 것이며, 모든 노력을 다해 정부에 저항하고 대한민국 의료를 지켜나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전의교협과는 별개로 서울의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의대 교수들도 잇따라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협 비대위를 비롯해 성균관의대 교수협의회,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도 이번 주 중 회의를 열고 집단행동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 10일 공개된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의사들 수는 11일 기준으로 6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8개 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이 소속과 실명을 밝히고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했다. 해당 사이트는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의료계의 연대 서명을 요청 중이다.

시국선언문은 “현재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으며 이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이해관계자는 이성을 되찾고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함께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에 대해 △전공의들을 향한 위압적 발언과 위협 중단 △필수의료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고 관련 정책 수립 △의대 정원을 포함한 관련 정책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할 것 등을 요구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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