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 여전히 중요…사는 동네가 어린이 마음건강 영향
아이의 정신적 스트레스 줄이려면 '부모 보살핌'도 중요
미국심리학회 학술지 《발달 심리학(Developmental Psych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폭력 수준이 높은 동네에 사는 것은 뇌의 일부가 잠재적인 위협을 감지하고 대응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어린이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네 폭력에 대한 노출이 어린이의 편도체 반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연구하기 위해 연구진은 7~19세 어린이와 청소년 70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편도체는 얼굴 표정에 민감한데 이전 연구에서는 가족 구성원에 의해 학대나 방치를 받은 어린이가 부정적이거나 두렵거나 중립적인 표정을 가진 얼굴을 볼 때 편도체의 반응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사회 정서적 기능, 위협 처리 및 공포 학습과 관련된 뇌 스트레스 반응이 편도체를 통하는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평균 이상의 빈곤 수준과 어려운 환경의 지역 출신이었다. 참가자의 54%는 소년이었다. 참가자 중 10대 청소년들 대상으로는 지역 사회 폭력에 대한 노출, 부모와의 관계 및 부모의 양육 스타일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또 참가자들에게 화난 얼굴, 두려운 얼굴, 행복하거나 중립적인 얼굴을 보여주면서 기능성 MRI로 뇌를 스캔했다.
연구 결과 취약한 지역에 사는 참가자들이 지역 사회 폭력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지역사회 폭력에 더 많이 노출됐다고 응답한 참가자들은 두렵고 화난 얼굴에 대한 편도체 반응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개별 가족의 소득, 부모 교육, 가혹한 양육 및 친밀한 파트너 폭력과 같은 가정 내 기타 형태의 폭력 노출을 통제한 경우에도 같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들이 더 위험한 동네에 살 때 위협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하냐에 따라 지역 사회 폭력과 편도체 반응 사이의 연결을 끊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치안이 취약한 지역에 살고 있어도, 부모가 더 많이 보살피는 어린이는 지역사회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으며, 폭력에 노출되더라도 폭력 노출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