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보안법’ 국토안보위 통과…中 견제 본격 시작되나
자국민 건강과 유전정보 유출 방지 목적
중국 바이오기업을 직접 겨냥한 법안이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를 통과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만큼 산업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토안보위는 6일(현지시간) 회의에서 ‘바이오보안법(BioSecure Act)’이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 발의된 바이오보안법은 미국인의 개인 건강과 유전 정보를 ‘우려 기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다.
바이오보안법의 주요 내용은 미국 연방기관이 중국의 특정 유전체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해당 기업은 중국의 유전체 기업 BGI와 그 계열사(MGI, 컴플리트지노믹스), 우시 앱텍(Wuxi Apptec)과 그 계열사(우시 바이오로직스) 등이다. 이들 기업의 장비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들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지난 2021년 미국 현지 언론은 BGI가 임산부 수백만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중국 당국과 공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우시 앱텍 역시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은 당국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두 기업이 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바이오보안법이 최종적으로 시행되려면 이후 상하원 전체회의를 거쳐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입법 가능성은 상당하다. 이미 하원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고, 지난달 28일 바이든 대통령도 자국민의 민감 정보 유출을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의 특정 바이오기업을 겨냥한 규제 법안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업계의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에서 외국 특정 기업의 개입을 통제하는 시대가 열린다”며 “국제적인 거래 및 파트너십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의 행정기관은 물론 공공 의료보험 역시 두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지속할 수 없게 된다. 미 정부에게 대출을 받거나 연구 보조금을 지원받은 민간 기업도 이들과의 거래를 중지해야 한다. BGI와 우시 앱텍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우시 앱택은 그 타격이 더 크다. 캘리포니아, 펜실베니아, 조지아 등 미국 전역에서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새로운 캠퍼스를 델라웨어에 개설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오보안법이 국토안보위 회의를 통과한 6일 우시 앱택과 우시 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각각 21%, 2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