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와 오젬픽, 수술 중 구토 유발할 수 있어"
금식해도 체중감량제 복용자의 56% 수술 전 위에서 음식물 발견돼
위고비와 오젬픽 같은 체중감량제가 수술 도중 구토를 유발해 질식사나 폐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의학협회저널 외과학(JAMA Surgery)》에 발표된 미국 텍사스대 보건과학센터 휴스턴(UT헬스 휴스턴)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 전에는 금식이 요구된다. 전신마취를 하게 되면 메스꺼움이 발생할 수 있고, 스스로 구토물을 흡입하여 질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글리카곤유사펩다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로 불리는 위고비와 오젬픽은 소화과정을 늦추는 방식으로 체중감량을 유도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음식이 위를 통과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금식을 하더라도 위에 음식물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체중감량제를 복용한 사람들이 수술 중 스스로 토한 것을 흡입한 적이 있다는 보고를 토대로 연구에 착수했다. 2023년 6월~7월 수술을 앞둔 12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초음파검사를 실시했다.
체중감량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약 56%가 수술 당시에도 위에 상당한 양의 음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복용하지 않는 사람의 19%만이 수술 전 금식 후 위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 복용은 수술 전 금식에도 불구하고 위에 잔류 음식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성이 31%나 된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었다.
논문의 주저자인 UT헬스 휴스턴의 스디프타 센 교수(마취과)는 “GLP-1 수용체 작용제 투여 환자의 절반 이상이 수술 전 금식을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선택적 시술 전 위 초음파에서 위 내용물이 유의미하게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수술 도중 구토가 발생하고 이를 흡입해 환자의 호흡을 막거나 폐렴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할 위험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미국마취학회(ASA)가 지난해 발표한 수술 전 체중감량제 사용 여부를 검사하고 환자들에게 관련 위험을 알리는 지침과 일치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센 교수는 “환자들은 반드시 그들의 외과의사와 마취과 의사에게 이 약의 사용 여부를 고지해야 한다”면서 “이는 수술 전 약물 투여를 조정하고, 단식 기간을 연장하거나 수술 일정을 재조정 같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surgery/article-abstract/2815663)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