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언제까지 버틸까...의료계 일각 "미복귀 전공의 돕자"

전공의 이어 전임의도 계약도 저조...병원들 환자 줄어 무급 휴가 주기도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 단체행동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뉴스1]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병원에서 남은 의료진들이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환자가 줄어들어 오히려 남아 있는 의료진에게 휴가 사용을 독려하는 곳도 있다.

정부는 사직서를 내고 병원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7854명에 대해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거의 없다.

서울시내 수련병원들에 인턴과 레지던트가 새로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남아있는 의료진들은 병원이 현재 상황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얻고자 병원에서 인턴 1년, 진료과목을 정한 레지던트로 3∼4년 수련하는 의사를 말한다. 매월 3월 1일 새로운 수련 연도가 시작되지만 올해는 인턴도 레지던트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기존의 인턴 1년을 마치고 레지던트 1년차로 임용 예정이었던 이들은 물론, 의대 졸업생들도 인턴 임용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병원은 전공의는 물론 전임의마저 이탈하고 있어 의료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임의'는 이미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들이다. 병원에서 세부 진료과목을 연구하면서 환자를 진료한다.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은 이달 1일부터 출근이 예정돼 있었던 전임의 27명 가운데 무려 22명이 임용을 포기했다. 전남대병원은 신규 전임의 임용대상자 52명 중 21명이, 조선대병원도 정원 19명 전임의 중 13명이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빅5' 병원으로 불리는 대형병원들에서도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단톡방에서는 의사들이 절대 밀려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면서 "대형병원 전임의들의 이탈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역시 전임의들이 절반 정도가 계약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미복귀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전공의들을 돕자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개원의는 "미복귀 전공의들이 일을 하지 못하는 기간에 각자의 병원에 고용하자는 움직임도 있다"면서 "직접 고용을 해달라고 오는 이들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연대를 표시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면허정지 처분이 있어 의료진으로 고용하기는 힘들지만, 다른 업무를 맡는 형식으로 잠시나마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인천광역시의사회는 인천시 소재 사직전공의에게 생계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관련 재원과 구체적인 금액을 대외비로 부쳐졌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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