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이것'까지 있으면...심혈관 질환 위험 4.5배 ↑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팀 연구
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동시에 앓을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4.5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하루 40g(4잔) 이하의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생기는 지방간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병의 환자 수는 2017년 28만3038명에서 2021년 40만5950명으로 5년 새 약 40% 증가했다.
그간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당뇨병을 모두 보유한 환자의 심혈관 질환 위험에 대한 연구는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 없었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건강보험 공단 자료를 이용해 약 7만7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당뇨병과 지방간 지수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대상자 중 지방간을 가진 환자는 모두 비알코올성 지방간이었다.
연구팀은 △당뇨병·지방간 모두 없는 그룹 △당뇨병 없는 1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 없는 2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 있는 지방간 없는 그룹 △당뇨병 있는 1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 있는 2단계 지방간 그룹으로 나눠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5년간 추적 관찰했다.
지방간은 단계별로 간세포 중 5%에서 3분의1 미만이 지방으로 이뤄지면 경증 지방간(1단계), 3분의1~2 사이면 중등도 지방간(2단계)으로 구분된다.
그 결과, 당뇨병·지방간 모두 없는 그룹 대비 심혈관 질환 위험이 △당뇨병 없는 1단계 지방간 그룹에서는 1.19배 △당뇨병 없는 2단계 지방간 그룹에서는 1.38배 △당뇨병 있는 지방간 없는 그룹에서는 3.2배 △당뇨병 있는 1단계 지방간 그룹 3.8배 △당뇨병 있는 2단계 지방간 그룹에서는 4.5배 증가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심혈관 질환 발병률 및 사망률은 지방간의 심각성에 따라 증가했다"며 "이는 지방간이 간 질환뿐 아니라 여러 질환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간 수준이 낮더라도 당뇨병이 있기만 해도 사망률이 높게 증가했다"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방간 선별 및 예방이 필요한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의학 학술지인 《국제영국의학저널(BMJ)》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