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V백신' 안전성 비상...일부 접종자 희귀병 발생
美CDC, GSK·화이자 제품 이상반응 사례 지적...이르면 상반기 국내 출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백신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화이자와 GSK가 개발한 백신 제품 접종자에서 희귀 신경성 염증질환인 길랑-바레 증후군(GBS) 발생 사례가 보고됐기 때문이다. 이들 RSV 예방 백신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초 승인을 획득하고, 이르면 올 상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회의를 열고 RSV 백신 접종과 길랑-바레 증후군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길랑-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과 뇌신경에서 광범위하게 관찰되는 원인 불명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세포 매개 면역반응이나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RSV 감염병은 일반 성인에서는 감기 증상 정도로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지만, 영·유아나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질환으로 번질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작년 GSK의 '아렉스비'와 화이자의 '아브리스보'가 각각 5월과 6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뒤이어 사노피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영아 대상 항체 약품인 '베이포투스'도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자문위 논의에 따르면, 예비 분석 결과 RSV 백신을 접종한 약 950만 명의 노인 가운데 23명이 길랑-바레 증후군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백신 종류에 따라서도 이상반응 발생률에 차이를 보였다. 백신 접종 후 21일 동안 길랑-바레 증후군이 발생한 비율은 아브리스보와 아렉스비 백신에서 100만 명당 각각 4.6명과 1.1명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아브리스보와 아렉스비 접종 후 각각 15건, 8건의 길랑-바레 증후군 발생 사례가 확인됐다.
자문위는 "이번 조사가 최종 결과는 아니다"면서 "백신 접종 인원에서 길랑-바레 증후군은 아주 드물게 관찰됐는데, 접종에 따른 잠재적인 이상 징후를 확인하기 위해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화이자와 GSK는 RSV 백신의 안전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화이자는 "길랑-바레 증후군의 발생률과 위험 요인을 조명하는 네 가지 안전성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K 역시 성명을 통해 "해당 이상 반응과의 연관성을 평가하기 위해 역학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현재 관련 연구의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 대변인은 "환자 안전은 최우선 과제"라며 "진행 중인 RSV 백신 고령자 임상시험과 시판 후 약물 감시 시스템에서 보고된 모든 안전성 데이터를 계속해서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RSV 예방 백신과 항체의약품은 올 상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노피의 베이포투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고, 화이자와 GSK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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