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지역 주민들 마음도 태운다
산불 났을 때 항우울제 등 약물 주문 늘어나
기후 위기로 전 세계적으로 산불 발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 2020년에만 산불로 800만 에이커를 잃었다.
그런데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산불은 정신 건강의 큰 변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11년~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25개 대규모 산불 근처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약물 주문의 증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사는 지역에 산불이 발생했을 때 이전 기간에 비해 항우울제, 기분 안정제 및 불안을 줄이는 약에 대한 주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노년층에서 처방이 더 많이 늘었다. 연구진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물인 스타틴 처방 횟수도 조사했는데 산불이 가까워졌을 때 그 숫자는 증가하지 않았다.
다른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더 높은 농도의 입자 오염이나 그을음에 노출될수록 우울증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은 상당한 양의 그을음을 낸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산불은 이전에 정신 건강 문제로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와 수면 문제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에 대한 노출은 알코올 및 약물 사용 장애는 물론 불안과 우울증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연구진은 “전통적으로 산불에 더 많이 노출된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정신 건강 관리에 대한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 숫자는 처방 데이터로 포착할 수 없으므로 산불 후 정신 건강 치료의 필요성은 실제로 훨씬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UC 기후 변화 및 정신 건강 이니셔티브(UC Climate Change and Mental Health Initiative)의 공동 책임자이자 정신과 부교수 인 조티 미쉬라 박사는 “이 연구는 산불의 맥락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엄청난 고통을 확증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