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압수 카페까지 등장?...지나친 폰 몰두, 뇌는 '이렇게' 변해
숏폼 인기에 스마트폰 중독 늘어…뇌 충동성 늘어나, 사용 시간과 장소 제한 도움 돼
입장과 동시에 휴대폰을 맡기고 퇴장할 때 찾을 수 있는 일명 ‘휴대폰 압수’ 카페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태블릿PC, 노트북 등 다른 전자 기기도 사용할 수 없다. 카페를 찾은 이용객들은 잔잔한 음악과 함께 독서를 하며 ‘디지털 디톡스’ 시간을 갖는다.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5시간으로 세계 5위다. 국민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이용을 조절하기 어려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는 활발한 소통을 돕고 편리함과 즐거움을 제공하지만 지나치게 몰두할 경우 오히려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최근 급격히 소비가 늘고 있는 ‘숏폼’ 동영상이 있다. 숏폼은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된 콘텐츠로, 강렬하면서도 많은 집중력을 요하지 않아 중독되기 쉽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켜면 언제든지 손쉽게 접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약물중독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데이빗 레비 미국 워싱턴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팝콘브레인’이라고 명명했다. 숏폼과 같이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에 노출되면 뇌의 전두엽이 반응해 도파민을 방출하는데 반복 노출될수록 내성이 생겨 팝콘이 터지듯 점점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된다고 해서 붙여진 용어다.
이 현상이 심해지면 집중 가능한 시간이 줄어들고 우울, 불안감이 높아지며 충동적인 감정변화가 생길 수 있다. 흥미를 가질만한 것에는 집중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는 흥미와 의욕을 잃고 지루함과 무기력감, 우울감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을 자가 진단 할 수 있는 테스트도 있다. 한국과학기술개발원이 공개한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해 스마트폰 중독 여부를 알아 볼 수 있다. 총 10개의 문항 중 ‘그렇다’고 답한 문항이 8개 이상이면 중독, 5~7개는 의심, 3~4개는 위험군이다.
- 스마트폰이 없으면 손이 떨리고 불안하다
-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친구를 잃은 느낌이다
- 하루에 스마트폰을 2시간 이상 쓴다
-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이 30개 이상이고 대부분 사용한다
-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간다
- 스마트폰 키패드가 쿼티(컴퓨터 자판과 같은 배열) 키패드다
- 스마트폰 글자 쓰는 속도가 남들보다 빠르다
- 밥을 먹다가 스마트폰 소리가 들리면 즉시 달려간다
- 스마트폰을 보물 1호라고 여긴다
-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한 적이 2회 이상 있다.
침대에서는 스마트폰 만지지 않기 등 구체적 실천 방법 정해야
앞서 언급된 ‘스마트폰 압수 카페’에 가지 않더라도 일상 속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사용자 설정대로 제한하는 앱을 사용하거나, 밤에 침실에서 스마트폰을 치우고 필요하다면 알람시계를 사용하도록 한다. 또 집중해야할 일이 있을 때는 알림 기능을 꺼두고 책상 위에 올리지 않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휴대폰을 가까이에 두기만 해도 일의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
디지털 기기 과다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인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잠시 동안이라도 디지털 세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하루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밖으로 나가 운동, 산책, 친구 만나기 등 화면 앞을 떠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
숏폼은 하루에 보는 개수를 서서히 줄여나가 하루 다섯 편 이하로 보는 것이 권장된다. 영상 자체가 해로운 것은 아니므로 자극적인 영상 대신 자연을 담은 영상을 보거나 백색소음을 듣는 것은 뇌 휴식과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침대에서 스마트폰 만지지 않기, 화장실 갈 때는 가져가지 않기와 같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이러한 일상적 노력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기 힘들다면 인터넷중독상담센터와 같은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